○ 바람

2012.04.14 13:09

이주희 조회 수:1070 추천:163


바람 / 이주희






-(머리 깎는 채송화)에서-



    먼 산
    바람꽃에서 달려나와
    소멸이 두렵다 울부짖고
    천지사방 헤매다가
    마른 숨결 헐떡이며
    갈기 날리는 네 모습

    늘어진 깃발
    맥박 뛰어주고
    한참을 풍경과 속닥거리더니
    어슬렁어슬렁 장독대로 가
    달강대는 뚜껑을 밀친다

    다 저문 저녁
    와스스 뜰로 들어서
    얄궂은 꽃봉오리 분당이질
    배꽃 향 죄다 쓸어
    창가로 찾아와 와락 문을 흔든다

    내가 왔다고 ..... 내가 왔다고.....
    하염없이 서성거리다
    휭- 하니 떠나가는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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