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마솥

2013.04.23 01:55

이주희 조회 수:1088 추천:132



가마솥 / 이주희






-머리 깎는 채송화에서-



    소홀히 하면 토라져
    뻘건 녹물 다 드러내고
    소중히 하면 윤기로 반들반들
    빛을 내는 가마솥

    어찌 감미로운 것만 사랑이랴
    미움도 사랑이지
    어찌 청춘만이 행복이랴
    시드는 것도 행복이지

    철철 넘쳐나게 섞어 넣어라

    어찌 배운 이만 애국하랴
    쓰레기를 주워도 애국이지
    어찌 배부름만이 인생이랴
    허기진 것도 인생이지

    폭폭 고소하게 뜸을 들여라

    어찌 날래다고 네 자리냐
    잠시 머물러도 내 자리지
    어찌 부뚜막에 걸쳐놓고
    자리 차지해주는지

    박박 긁어가라
    누룽지 내어가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2 우리 어머니 [2] 이주희 2024.05.01 74
101 ○ 바람 이주희 2012.04.14 1070
100 ★ 패잔병 이주희 2011.06.27 1077
99 ○ 옹달샘 이주희 2011.01.29 1079
98 ○ 흐흑 흙 이주희 2011.06.14 1085
» ○ 가마솥 이주희 2013.04.23 1088
96 ★ 마중물 2 이주희 2011.06.30 1089
95 ★ 담쟁이 이주희 2011.06.20 1091
94 ○ 화살 이주희 2012.07.13 1092
93 ○ 하더라도 이주희 2011.03.17 1092
92 ○ 중간 이주희 2013.01.09 1093
91 ★ 겨울 새 이주희 2013.02.10 1093
90 ○ 폐경 이주희 2012.07.13 1095
89 ○ 짜발량이 이주희 2012.05.29 1097
88 ○ 가을 날개 이주희 2012.11.26 1097
87 ★ 이상한 이 이주희 2011.03.12 1100
86 ○ 다솜 다비 이주희 2012.12.05 1118
85 ★ 프리웨이 벽 담쟁이 이주희 2011.06.18 1120
84 ★ 설야(雪夜) 이주희 2013.01.28 1121
83 ○ 세밑 고속도로 이주희 2010.12.01 1125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8

오늘:
43
어제:
64
전체:
285,8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