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이의 첫날밤

2011.04.23 22:25

이주희 조회 수:1228 추천:228




    누이의 첫날밤 / 이주희


    어둠은
    물 위에 떠있는 소금쟁이 같아서
    어디를 건드려도 묻어나지 않았어
    무언가 자꾸 엉덩이를 찔러댔지만
    그대로 나뭇단 위에 걸터앉은 나는
    어머니가 울며 꿰맨 이부자리와
    물동이에 채워지는 샘물 소리와
    꼬리 끝이 솔아진 똬리가 생각나
    들었던 작대기를 있는 힘껏
    하늘 높이 내동이 쳤어
    숨죽여 창가로 내려오던 고드름이
    그만 처마 밑에서 비명을 지르데
    와자자작
    방안 불빛은 그 순간에 달아난 거야.
    아~ 기어이 지금 도둑을 맞는가 봐
    날 보고 어서 커 엄니 잘 모시라던
    열아홉 살 누이를.......
    동백꽃보다 붉은 꽃잎
    하나 둘 떨어지는 그녀의 밤
    어느새 내 뺨에도 하나 둘
    서러운 별들이 흘러내렸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2 ○ 흔적 이주희 2011.03.08 1743
81 ★ 이상한 이 이주희 2011.03.12 1100
80 ○ 하더라도 이주희 2011.03.17 1092
79 ★ 속 풀이 이주희 2011.03.30 1275
78 ◈ 엄마의 주머니 이주희 2011.04.09 1668
77 ★ 春 三月 이주희 2011.04.22 1131
» ★ 누이의 첫날밤 이주희 2011.04.23 1228
75 루나 (Luna) 이주희 2011.04.25 1519
74 ○ 흐흑 흙 이주희 2011.06.14 1085
73 ★ 프리웨이 벽 담쟁이 이주희 2011.06.18 1120
72 ★ 담쟁이 이주희 2011.06.20 1091
71 ♬ 코골이 이주희 2011.06.23 1166
70 ★ 패잔병 이주희 2011.06.27 1077
69 ★ 마중물 2 이주희 2011.06.30 1089
68 ★ 마중물 1 이주희 2011.06.30 1211
67 ★ 엉킨 타래 이주희 2011.07.14 1247
66 ○ 낯선 계절 이주희 2011.07.28 1190
65 ★ 석향(夕香) 이주희 2011.08.16 1205
64 ○ 어떤 손님 이주희 2011.09.17 1268
63 ★ 모래구릉 이주희 2011.09.19 1151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8

오늘:
32
어제:
57
전체:
286,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