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향(夕香)

2011.08.16 01:35

이주희 조회 수:1205 추천:222



석향(夕香) / 이주희






    하늘이 뜸을 들인다
    펄펄 끓었던 태양을 내리고
    풍경소리 매달린
    처마 밑까지 붉게
    붉게 물들이며 숙성 시킨다

    땅위에 머리 뉠 곳을 찾는
    생명들의 낡은 기억에서
    그리움으로 남는
    오래묵은 장맛과도 같은
    발효된 향과 빛깔들

    수줍음으로 타오르던 뺨
    저리도록 꽃물 들었던 손가락
    헤어짐으로 붉혔던 눈시울
    노을을 향해 짖어대던 개
    아이를 부르던 누군가의 목소리
    울타리 허물며 번지던
    밥 익는 냄새

    오늘도 하루가 뜸 드는 저녁
    아~ 그때의 그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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