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

2013.04.12 01:06

이주희 조회 수:1528 추천:145






아버지 / 이주희

        
    그리도 추운 날

    제 옷 벗어 남에게 입히느라

    시린 어깨는 지푸라기 검불

    자식에게 방패막이 못 돼주어

    뻥 뚫린 가슴은 방패연


    생시에 말씀대로 잠자리 날개 달고

    뉘엿뉘엿 지는 해 따라

    허~어이 연줄 끊어

    부랴부랴 떠나가신 아버지


    불효자식 볼멘소리 들으시나

    이젠 그리워도 만날 수 없어

    바다 건너 이즈음 머문 핏줄

    즐기신 콩나물 국

    나도 따라 고춧가루 듬뿍


    살고 가신 만큼 갑절을 살아가도

    알 수 없는 인생살이

    태어나지 않았으면 몰랐을 세상구경

    보고 듣기만 해도 좋은 걸

    그땐 왜 난 몰라서

    약수터에서 가르쳐주신 노래

    이제야 부릅니다

    .
    ♬♬ 댕 댕 종소리 장엄히 울고
    쿵닥쿵닥 쿵닥 쿵 북소리 난다
    흰옷 입은 동포들 어서 일어나
    팔다리 걷고서 행진 합시다 ♬♬


    -(머리 깎는 채송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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