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박눈 건너 편지 한장

2010.12.16 11:33

남정 조회 수:480 추천:108







눈은 나리는데/ 2010년 12월 17일 금요일/ 지금 아침 7시 30분



9층 창밖으로 본 세상

한강은 잿빛

강변도로는 하얗다

질주하는 차들이 잿빛 선을 긋고

그 선을 따라 한없이 이어지는 차량들

움직임이 없는 곳은 다 하얗다

나목들은 눈옷을 입었다. 아름답게


펄펄 나리는 함박눈

하염없이 내려다보며

이렇게 마음이 푸근하고 평화로울 수가

시가지를 선회하며 내리는 눈꽃송이, 내 마음은

사랑하던 사람 그 창가에 서성이고 있다

내 안에 자라지 않은 내가 있구나


환자는

꼬리치는 강아지가 되어 눈소식 전하는

신이 난 막내를 반기신다. 체온이 옮아온다

늘 어리광으로 받아주시는 큰 오라버니

병상을 털고 쾌유를 빌어드린다


오늘 하루종일 눈이 나리면

비행기는 이륙할 수 있을까

자라지 않고

늙지 않는 마음

창가에 앉아 시인 주희의 음악에

붙들린 나

떼어다 억지로라도 채근해

짐을 꾸려야 할가보다.


24시간 간병인이 있고

어깨 아픈 올케의 아침식탁 준비

된장냄새는 어머니 냄새

그 솜씨가 집안을 그득 채운다


실내는 음악과 냄새

창밖은 겨울의 손짓

뿌옇게 그려진 강 건너 풍경

산이나 길이나

강물에도 공평하게 내리는 함박눈

아래로 아래로 줄줄 밖에 모르는 하늘

서울에서 만나고...그리운 얼굴들 만나고...


떠나는 동생이 섭섭하신 아버지 같은 큰 오라버니

진정 쾌속의 쾌차를 기도드린다.

이 가정, 아들 원장네 가족

당신의 은총이 강복하기를 기원

<감사의 겉옷을 입고>가슴 가득 품고 떠나는 발길에

어제 부고 농촌의 밤이 와 안긴다.

샬롬

12/17/2010/ 공항으로 떠가기 전에








    지상의 인간은 행복하다 / 김영교

    인간(人間)은
    하늘과 땅 사이에
    기대며 서있어
    순간 마다 배우면서 산다

    새들은
    신호등도 없는 창공에
    길을 내며 날아갈 줄 안다

    바다 속 물고기들
    물살로 떼지어 온 바다를 다녀도
    비늘하나 부딪히지 않는다
    공중에도 바다에도 병원은 없다

    조그마한 가시에도 상하는 인간
    위에도 있고
    아래에도 있는 스승
    있으니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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