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논쟁이 다시 시작되는가?

2009.05.31 12:29

최성철 조회 수:200

짜장면 논쟁이 다시 시작되는가?
지난 5월 17일 일요일 밤 서울방송 special(164회) 시간에 방영된 <짜장면의 진실>이라는 방송을 보고 이 나라 나랏말을 책임지고 있는 국립 국어원이라는 기관의 존재 가치를 다시금 생각해 본다.
짜장면이라는 음식은 우리나라 토속 음식이 아니라 중국 토속 음식으로 그들은 [짜쟝먄]으로 말하고 있었다.
인천 항만에서 막노동을 하는 중국인 부두 노동자들에게 고향의 맛을 느끼고 싼값으로 배부르게 먹도록 배려하여 화교들이 만들어 팔았던 음식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것을 [짜장면]으로 불렀으며 그 소리가 100년을 넘게 이 땅에서 그 뿌리를 이어왔다.
그런데 요즘 초등학생들은 [자장면]이 우리 표준어이고 [짜장면]은 [자장면]의 잘못된 발음으로 알고 있다.
그것은 국립 국어원이라는 곳에서 [짜쟝먄]이라는 외국어를 [자장면]으로 바꾸어 학생들에게 가르치게 했기 때문이다.

서울 방송 기자와 국립 국어원의 어느 직원과 회견에서 [짜장면]을 [자장면]으로 바꾼 과정을 듣고 더욱 놀랍고 한심스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炸醬麵(zhajiangmian)”이라는 중국어를 <외래어 표기법>에서 “zh” 소리글자를 “ㅈ”으로 배당했기 때문에 이것은 [짜장면]으로 표기될 수 없고 [자장면]으로 표기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자장면]으로 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조사가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실태 조사는 없었으며 60년대에 만들어 놓은 국어사전을 참고했다고 대답하는 것을 보고 더욱 놀랍고 한심스러웠다.
나랏말을 책임지고 있는 기관에서 여론 수렴이나 실태 조사도 하지 않고 친일 수구 학자들이 만들어 놓은 국어사전 하나만을 금과옥조로 여기면서 백성들이 즐겨 쓰는 말을 강제로, 그것도 자기들 멋대로 바꾸어 놓고 쓰라고 하는 것은 유독 이 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지극히 전제주의(專制主義) 관료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정작 중국어에 권위 있는 조선족 대학교수 태평무 교수의 말은 이와는 정반대 견해로, “zh”의 중국어 소리는 된소리로 한글의 “ㅉ”에 가까운 소리라는 것이며 따라서 현행 <외래어 표기법>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외래어 표기법> 중국어 주음부호와 한글 대조표(표5)를 보면 “zh”은 “ㅈ”으로, “z”는 “ㅉ”으로 되어 있는데 태평무 교수의 지적에 따른다면 이것은 “zh = ㅉ”이고, “z = ㅈ”로 해야 하는 것이 옳은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을 하나 발견하였다.
<외래어 표기법>에 있는 국제 음성기호와 한글 대조표(표1)에서는 “z”을 “ㅈ”으로 배당하고 있는데 “z”과 “zh”가 똑 같은 소리로 되어 있어 착각을 일으키기에 안성맞춤으로 되어 있다.
중국어 주음부호(표5)에서는 “z”가 “ㅉ”으로 되어 있는데 국제 음성기호(표1)에서는 “z”가 “ㅈ”으로 되어 있으니 “z”의 소릿값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결과 “z”이라는 글자는 서양말에서는 중국말의 “zh”와 같은 소릿값을 가지고 “z”와는 서로 다른 소릿값을 가진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특히 국립 국어원에서 외래어(?)라는 것에 대하여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원산지 발음을 무시하는데 있다.
모든 빌린 말 표기에 있어서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국립 국어원이 백성들의 삶의 현장에서 실태조사를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원산지 발음을 무시하고 편안하게 책상에 앉아서 자기네 멋대로 남의 나랏말을 빌려다가 한글로 표기해 놓고 우리말이라고 하는 데에서 기인한다.

영어 badge에 대하여 살펴보면 그런 사실을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는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는데, [배지]는 우리말이고, [밷쥐]는 외국어라는 현상이다.
[배지]로 표기된 과정을 살펴보면 국립 국어원이 얼마나 백성들의 혈세나 파먹고 있는 어리석은 집단인가를 알 수 있다.
badge의 발음기호는 [bæʤ]인데 이 발음 기호를 기초로 하여 <외래어 표기법>에 있는 국제 음성기호와 한글 대조표(1)를 적용하면 “b = ㅂ”, “æ = ㅐ”, “ʤ = 지”가 되므로 [배지]로 표기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서양 사람들은 모두 [밷쥐]로 발음하지 [배지]라고는 하지 않는다.
심지어 우리보다 말소리나 글자가 빈약한 일본 사람들 조차 끝소리글자를 살려 [バッジ(받지)]로 발음하여 가능한 한 원주민 발음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국립 국어원은 풍부한 소리와 소리의 과학인 한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원주민 발음과는 거리가 먼 표기를 고집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하나의 외래어(?)를 결정하는데 있어 심의위원회라는 것이 있고, 그 발음의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서 그 나랏말에 권위 있는 학자들의 자문을 거치고 원산지 발음을 심도 있게 조사한 후에라야 하나의 외래어(?)어가 탄생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 나라에서는 실제 발음이야 어떻든 상관하지 않고 책상에 앉아서 발음기호에만 의존하여 주먹구구식으로 불량 외래어(?)를 제멋대로 만들어내고 있다.
이 나라에도 외래어(?)라는 것을 결정하는 “외래어 심의 위원회”라는 제도가 있기는 있는데 반세기가 넘도록 단 한 번도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고 하니 한심한 일이다.

일설에 의하면 국립 국어원에서 외래어(?) 결정권을 독차지하기 위해서 외래어 심의 위원회의 조직을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이처럼 자기들 멋대로 칼자루를 쥐고 백성들의 애환이 담긴 말과 실생활을 짓밟으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곳이 바로 국립 국어원이다.
잘못되어 있는 법에 따라 잘못된 외래어(?)라는 것을 마구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런데도 국립 국어원은 <외래어 표기법>을 충실히 준수하였기 때문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것이 그들의 일관된 주장인 것이다.

외래어(?)라는 것에 대한 논쟁은 이 땅에서만 일어나는 이상한 현상이다.
이런 논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행 <외래어 표기법>의 근간이 되는 <한글 맞춤법>부터 새로 만들어야 한다.
거기에 기초하여 새 시대에 맞는 <빌린 말 표기법>을 만들면 또다시 이러한 쓸데없는 논쟁은 일어나지 않는다.
현행 <한글 맞춤법>과 <외래어 표기법>을 폐기하고 새로운 법을 만들어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외래어 표기법>이 이처럼 잘못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막무가내로 고치지 않으려고 옹고집을 부리는 국립 국어원은 철 밥통만 지키려는 무쇠 골통들이 모여 있는 집단이다.
아까운 혈세를 낭비하며 백성들의 권익을 짓밟는 쓸모없는 국가 기관인 국립 국어원은 마땅히 폐쇄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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