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 꽃

2005.02.16 04:52

정용진 조회 수:602 추천:147

천년의 정적이
낡은 시간들 처럼
소리 없이 쌓이는
후미진 산록에
홀로서서
임을 기다리는
들꽃 한 송이.

지나는 바람결에
가슴 떨며 손을 흔들고
애타는 마음을
향으로 피워내는
외로운 들꽃.

아침 햇살에
노을빛 색동옷을
가려입고
볼 붉히는 너는
순결의 화신(化身).

애틋한 사연을
유채화로 담아
청산에 둘러두고
오늘도
그리운 임을 기다리는
슬픈 들꽃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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