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 금강경

2003.09.02 01:43

문인귀 조회 수:197 추천:29

어떤 사람은 하도 속이 타서 시커먼 돌이 되어버렸다
그 돌은 너무 까매서
지나는 빛들마다 닿는 쪽쪽 흡수되는데
어느 날 미처 해가 뜨지 않은 시각
사람들은 그 까만 돌을 에우고
빛을 토해내라는 현수막을 흔들어 대었다

새까만 돌이 된 그 사람은
또 한번 속을 태우다가 몸을 바수어 재가 되어버렸다

어느 날 밤 그 잘잘한 재만큼이나 많은 반딧불들이
일시에 불을 켜고 사람들 머리 위로 날아올랐다
빛을 토해내라던 사람들은 뒤뚱뒤뚱 멀어지고 있었다.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0
어제:
0
전체:
45,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