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그렇게 와버렸어

2005.04.03 23:22

문인귀 조회 수:520 추천:32

올 겨울엔 비도 비도 무척이나 많이 내리고
바람도 있는 기력 다해 몰아쳐서
나는 아직도 내복을 껴입고도 무릎이 시려
둔한 걸음걸이로 나다니는데
밤낮을 그렇게 지나는 집 앞길 모퉁이에
늘 혼자서 떨고 섰던 앙상한 나무 그 한 그루 뿐이었는데
어두컴컴한 신 새벽
그 자리에 웬 기척 있어 섬뜩,
서양에도 도깨비가 있는갑네,
애써 못 본 척 잰 걸음으로 지나쳤다가
해가 떠서야 곁눈질로 살피는데
아직도 그 자리에 서있는 그 자는
돌배나무 꽃 하얀 웃음이었어.

낸들 그게 그 일 때문이었음을 어찌 알았겠는 가
봄이 그렇게 와버린 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2 그라디오라스의 유혹 문인귀 2003.07.30 293
81 시집평<그곳에 내가 걸려있다-장태숙> 문인귀 2003.03.20 306
80 눈빛 있네 문인귀 2003.06.11 311
79 올 봄에 찾는 나의 시어는 문인귀 2003.09.02 316
78 석류는 문인귀 2003.09.02 317
77 긴 겨울풍경 문인귀 2003.08.18 321
76 네, 걷겠습니다 문인귀 2004.02.20 322
75 문인귀 2003.10.18 328
74 새김질 문인귀 2004.02.21 334
73 욕쟁이 할머니 문인귀 2003.05.08 351
72 Re..또 다른 빛 문인귀 2003.11.20 366
71 상실 문인귀 2004.02.21 366
70 탈출 문인귀 2004.02.21 377
69 [삼월의 눈꽃] / 松花 김윤자 김윤자 2005.03.13 380
68 입춘대길 문인귀 2003.09.02 381
67 작은 방 한 칸/이인원 문인귀 2006.03.09 383
66 윤석훈 시인의 부음을 듣고 문인귀 2015.05.19 384
65 산책길에서8/김윤성 문인귀 2006.03.09 386
64 부인否認 문인귀 2004.02.21 389
63 벌레2/김기택 문인귀 2006.01.18 403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0
어제:
2
전체:
45,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