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가족그룹 대화방/김명란
2012.08.26 12:56
카카오톡 가족그룹 대화방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야간반 김명란
카카오톡 가족그룹 대화방에 들어가 문자를 보냈다.
“딸아, 뭐하니?”
큰딸이 제일 먼저 보고 댓글이 왔다.
“벌써 학교예요. 오늘 좀 일찍 나와서 학교에서 프린트했더니 아주 기분 좋구먼요. 우리 세라(1살 연하인 동생)는 미국에 오자마자 변비도 없어지고 똥을 풍덩풍덩 잘만 싸유. 역시 의자에 앉아만 있어서 변이 안 나왔던거야. ㅋㅋㅋ”
딸들과 소통하고 있으면 얼굴이 환해진다. 지들에게도 좋은 소식만 있을 리 없겠지만 늘 전해주는 일상의 작은 이야기도 코믹하게 전해주며 걱정근심 털어내듯 건강한 이야기만 전해준다.‘노는 것이 공부’라며 큰딸이 전공을 터득해가는 방식도,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지금 최선을 다한다.’며 파고들어 공부하는 막내딸도 자신들에게 가장 알맞은 공부 방식으로 열심히 하고 있을 딸들들 믿고 오늘을 응원한다.
자녀에게 지름길을 안내하기보다는 빠른 정보매체의 변화로 이젠 내가 자녀의 도움을 받아야 할 만큼 나는 쏟아지는 정보 활용에 어눌하다. 지식이 모자라도 애써 머리에 담기보다는 손에 쥔 스마트폰 하나면 모든 것을 검색할 수 있다. 굳이 비싼 통화료를 내지 않아도 카카오톡 하나로 만리타국 먼 곳에서도 날마다 안부를 전하고 동영상과 사진을 주고받는다. 자녀와 떨어진 시간을 함께 나눌 대화방이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가?
보고 싶다. 엊그제 포옹하며 방학을 마치고 유학길에 오르던 두 딸들의 얼굴이 안방에도, 주방에도, 거실에도, 웃음을 가득 피우고 있다. 2011년 여름방학과 2012년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두 번 다녀갔는데 헤어지는 것이 갈수록 싫어진다. 오랫동안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딸들과 함께 할 줄 알았다. 이렇게 빨리 딸들이 부모로부터 떨어질 줄 알았더라면 좀 더 딸들의 입장에서 배려하고 눈높이를 맞추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앞선다. ~할 걸,~할 걸 하다가 세월은 간다.
3개월간의 여름방학을 맞아 1년 만에 집에 온 딸들에게 맛있는 음식도 제대로 해주지 못했다. 오히려 퇴근하여 돌아오는 엄마를 위해 집안 청소며 음식을 장만해 놓고 기다려 주었다. 부모에게 용돈을 받아쓰는 것을 당연하게 알고 차려주는 밥도 먹기 힘들어 하는 또래들과 다르게 자신의 학교생활을 위해 부모에게 받은 것들에 대해 감사할 줄 알며, 부모의 마음을 헤아려 자신의 행동을 절제하던 모습들이 눈에 선하다. 그래도 짧은 바지를 즐기는 것을 보면서 우리 딸들도 요즘 아이들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비행기를 타기 20분 전에 문자를 보내 주었다.
“아빠, 엄마, 서로를 긍휼이 여기며 행복하게 잘 살아요~.”
웃음이 났다. 종종 남편에게 억지를 부리며 투정하는 나에게 더 해당될 것 같은 말을 남기고 자신들의 꿈과 목표를 향해 떠났다. 시집간 딸이 자기 자식을 낳고 키우면서 부모에게 효도를 한다는데, 유학생활이 우리 딸들을 빨리 철이 들게 한 것 같아 자꾸 눈에 밟힌다.
유학을 보내고서 카카오톡 문자를 통해 우리 딸들과 부모자식이 아니라 친구처럼 소통하게 되었다. 나에게 조언도 해주고 젊게도 해주며, 그들의 꿈을 이야기하고 나의 추억을 나누기도 한다. 문자 내용만 보아서는 엄마와 나누는 대화인지 친구하고 나누는 대화인지 모를 일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문자를 확인하고 잠들기 전에도 문자를 확인한다. 밤낮이 반대인 우리들이지만 잠을 깨우지 않고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남겨 놓으면 가장 편안한 시간에 열어 본다. 불필요한 시간으로 서로 무례하지 않을 수 있으니 이 또한 좋다. 오늘도 소중한 친구를 대하듯 가족 대화방에 들어가 최근 댓글을 읽어본다.
“우리 아부지 날이 가면 갈수록 더 다정해지네.~~~ 아이 멋지다. 우리 아빠 보고 싶어용.”
말이란 것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는데 문자는 그렇지 않다. 실수라도 할 것 같으면 지우면 되고, 쓰다보면 감정이 정리가 되니 가장 편안하고 행복하게 안부를 묻는다. 좀 더 딸들에게 용기와 격려가 될 말을 생각하면서 가족의 사랑을 키워 나간다. 떨어진 시간만큼 가족의 소중함을 알기에 함께 있으면 나누지 못했을 사소한 일상도 문자로 전한다. 우린 더 좋은 소식을 전하려고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했고 감사함으로 또 다른 하루를 엮어가고 있다.
(2012. 08.26.)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야간반 김명란
카카오톡 가족그룹 대화방에 들어가 문자를 보냈다.
“딸아, 뭐하니?”
큰딸이 제일 먼저 보고 댓글이 왔다.
“벌써 학교예요. 오늘 좀 일찍 나와서 학교에서 프린트했더니 아주 기분 좋구먼요. 우리 세라(1살 연하인 동생)는 미국에 오자마자 변비도 없어지고 똥을 풍덩풍덩 잘만 싸유. 역시 의자에 앉아만 있어서 변이 안 나왔던거야. ㅋㅋㅋ”
딸들과 소통하고 있으면 얼굴이 환해진다. 지들에게도 좋은 소식만 있을 리 없겠지만 늘 전해주는 일상의 작은 이야기도 코믹하게 전해주며 걱정근심 털어내듯 건강한 이야기만 전해준다.‘노는 것이 공부’라며 큰딸이 전공을 터득해가는 방식도,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지금 최선을 다한다.’며 파고들어 공부하는 막내딸도 자신들에게 가장 알맞은 공부 방식으로 열심히 하고 있을 딸들들 믿고 오늘을 응원한다.
자녀에게 지름길을 안내하기보다는 빠른 정보매체의 변화로 이젠 내가 자녀의 도움을 받아야 할 만큼 나는 쏟아지는 정보 활용에 어눌하다. 지식이 모자라도 애써 머리에 담기보다는 손에 쥔 스마트폰 하나면 모든 것을 검색할 수 있다. 굳이 비싼 통화료를 내지 않아도 카카오톡 하나로 만리타국 먼 곳에서도 날마다 안부를 전하고 동영상과 사진을 주고받는다. 자녀와 떨어진 시간을 함께 나눌 대화방이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가?
보고 싶다. 엊그제 포옹하며 방학을 마치고 유학길에 오르던 두 딸들의 얼굴이 안방에도, 주방에도, 거실에도, 웃음을 가득 피우고 있다. 2011년 여름방학과 2012년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두 번 다녀갔는데 헤어지는 것이 갈수록 싫어진다. 오랫동안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딸들과 함께 할 줄 알았다. 이렇게 빨리 딸들이 부모로부터 떨어질 줄 알았더라면 좀 더 딸들의 입장에서 배려하고 눈높이를 맞추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앞선다. ~할 걸,~할 걸 하다가 세월은 간다.
3개월간의 여름방학을 맞아 1년 만에 집에 온 딸들에게 맛있는 음식도 제대로 해주지 못했다. 오히려 퇴근하여 돌아오는 엄마를 위해 집안 청소며 음식을 장만해 놓고 기다려 주었다. 부모에게 용돈을 받아쓰는 것을 당연하게 알고 차려주는 밥도 먹기 힘들어 하는 또래들과 다르게 자신의 학교생활을 위해 부모에게 받은 것들에 대해 감사할 줄 알며, 부모의 마음을 헤아려 자신의 행동을 절제하던 모습들이 눈에 선하다. 그래도 짧은 바지를 즐기는 것을 보면서 우리 딸들도 요즘 아이들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비행기를 타기 20분 전에 문자를 보내 주었다.
“아빠, 엄마, 서로를 긍휼이 여기며 행복하게 잘 살아요~.”
웃음이 났다. 종종 남편에게 억지를 부리며 투정하는 나에게 더 해당될 것 같은 말을 남기고 자신들의 꿈과 목표를 향해 떠났다. 시집간 딸이 자기 자식을 낳고 키우면서 부모에게 효도를 한다는데, 유학생활이 우리 딸들을 빨리 철이 들게 한 것 같아 자꾸 눈에 밟힌다.
유학을 보내고서 카카오톡 문자를 통해 우리 딸들과 부모자식이 아니라 친구처럼 소통하게 되었다. 나에게 조언도 해주고 젊게도 해주며, 그들의 꿈을 이야기하고 나의 추억을 나누기도 한다. 문자 내용만 보아서는 엄마와 나누는 대화인지 친구하고 나누는 대화인지 모를 일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문자를 확인하고 잠들기 전에도 문자를 확인한다. 밤낮이 반대인 우리들이지만 잠을 깨우지 않고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남겨 놓으면 가장 편안한 시간에 열어 본다. 불필요한 시간으로 서로 무례하지 않을 수 있으니 이 또한 좋다. 오늘도 소중한 친구를 대하듯 가족 대화방에 들어가 최근 댓글을 읽어본다.
“우리 아부지 날이 가면 갈수록 더 다정해지네.~~~ 아이 멋지다. 우리 아빠 보고 싶어용.”
말이란 것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는데 문자는 그렇지 않다. 실수라도 할 것 같으면 지우면 되고, 쓰다보면 감정이 정리가 되니 가장 편안하고 행복하게 안부를 묻는다. 좀 더 딸들에게 용기와 격려가 될 말을 생각하면서 가족의 사랑을 키워 나간다. 떨어진 시간만큼 가족의 소중함을 알기에 함께 있으면 나누지 못했을 사소한 일상도 문자로 전한다. 우린 더 좋은 소식을 전하려고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했고 감사함으로 또 다른 하루를 엮어가고 있다.
(2012. 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