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 홀로 남게되는 2 / 석정희

2007.06.16 00:48

석정희 조회 수:669 추천:141

섬에 홀로 남게 되는2 / 석정희



북극의 얼음산들이
천둥 같은 소리로
무너지고 갈라지는 일 아니어도
한 덩이 조각 땅
외로운 섬에 홀로 남게되는
그런 일도 있습니다

나와 함께 살던 먼 도시의
그 많은 사람들은
모두 바다 건너에서
내 스스로의 탈출을 기대할 뿐
둥둥 떠가는 이 얼음 조각섬에
그 누구도
그 어디에도 구원선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를 할퀴려는 칼날 같은 파도와
찬 눈발까지 몰고 오는
살을 에는 겨울 폭풍 속
내 가여운 영혼은
용암처럼 흐르는 분노를
얼음산으로 싸늘하게 식히고
차라리 슬픈 외로움으로
가슴 시리게 아파해야 했습니다.

첫 슬픔이 잉태되던 빙하기
그보다 더 혹독한 슬픈 계절
저 *루시퍼의 폭풍들이 물러가면
밀려오는 *미카엘의 훈풍이
산에 두른 구름 띠를 걷어내고
푸른 하늘을 향한 초록 산정들이
힘있게 제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

* 루시퍼(Lucifer)와 미카엘(Micahael)
성경과 고대 신화에 나오는 사탄과 천사들을 지칭하는 말로,
루시퍼는 지상으로 쫓겨난 사탄들이고, 미카엘은 하늘의 천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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