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시) 나는 아직도 꿈에 만원버스를 탄다/ 석정희
2013.05.07 11:16
(축시) 나는 아직도 꿈에 만원버스를 탄다/ 석정희
산모롱일 돌면 거기
우리들 마을 내 집 있었네
봄에 종달새 울면 개나리 피고
여름엔 매미,두레소리 함께 번지며
가을이면 귀뚜라미 형제를 그리게 울어
철새들 떠나며 겨울이 왔네
개 짖는 소리에 송아지 화답하던
우물가에선 집집의 희로애락 사발통문이 뜨고
저녁 무렵 밥짓는 연기 산허리를 두르면
바람도 잠잠히 쉬어 가던
가난했지만 정다웠던 고향이었네
장마에 농토를 잃어
태풍이 쓸고 가버린 꿈
이루어야 한다 대처로 떠나
읍내로 도시로 공장으로
더 나은 터전으로 떠나 온 고향
우시장 옆골목 포장친 장국밥집
발가락 나온 신발 신고 멈춰서던 신발가게
아직도 눈에 선해 돌아 보는 그 고향
그 이웃들 형제들 사방으로 흐터져
우린 여기서 고향을 그리네
꿈을 이루겠다 떠나온 고향
봄 소풍,가을 운동회 추억이 아련하고
지금도 옆구리엔 양은도시락 김치냄새
큰 바다 건너 와 몸살로 내린 뿌리
이제 막 꽃봉오리를 지어가는데
그리운 얼굴들을 그리고 있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12 | 살아있는 무덤/ 석정희 | 석정희 | 2014.07.12 | 44 |
311 | 잊혀진 이유/ 석정희 | 석정희 | 2014.09.09 | 47 |
310 | 전화를 타고 가는 마음/ 석정희 | 석정희 | 2015.01.24 | 51 |
309 | 배신/ 석정희 | 석정희 | 2014.09.09 | 52 |
308 | 무궁화 3/ 석정희 | 석정희 | 2014.08.02 | 55 |
307 | 바위가 되어 서서/ 석정희 | 석정희 | 2014.08.01 | 57 |
306 | [2]이 가을의 기도/ 석정희 | 석정희 | 2014.11.01 | 59 |
305 | [1]이 가을의 기도/ 석정희 | 석정희 | 2014.11.01 | 61 |
304 | 산타모니카의 노을/ 석정희 | 석정희 | 2014.07.11 | 62 |
303 | 암각화의 기억/ 석정희 | 석정희 | 2014.12.02 | 62 |
302 | 오던 걸음으로 오늘을/ 석정희 | 석정희 | 2014.07.26 | 63 |
301 | 주유注油를 하다가/ 석정희 | 석정희 | 2014.08.08 | 63 |
300 | 회상/ 석정희 | 석정희 | 2015.01.24 | 64 |
299 | 생명나무/ 석정희 | 석정희 | 2014.07.19 | 65 |
298 | 첫 눈/ 석정희 | 석정희 | 2014.07.18 | 66 |
297 | 꿈의 통로로 이어지게/ 석정희 | 석정희 | 2014.12.28 | 66 |
296 | 고모顧母의 노래/ 석정희 | 석정희 | 2014.07.12 | 67 |
295 | 못다 그린 그림/ 석정희 | 석정희 | 2014.05.15 | 70 |
294 | [시사] 기다려지는 꽃/ 석정희 | 석정희 | 2014.05.31 | 72 |
293 | 입춘1/ 석정희 | 석정희 | 2014.07.18 | 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