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 여름날/ 석정희
2013.07.08 07:42
어느 해 여름날 / 석정희
하늘과 땅
바람에 쌓이고
큰물에 잠기는 사이
바람에 쌓이고
큰물에 잠기는 사이
그늘 짓던 큰 나무
가지마저 부러져
그늘이 날아가고
물에 잠겼다
가지마저 부러져
그늘이 날아가고
물에 잠겼다
바람과 큰물
불길로 치달아
더위는 온 몸 감아
불길로 치달아
더위는 온 몸 감아
모를 방향으로 치달아
바람 피하려 벽을 찾고
큰물 막으려 하면 할수록
요동친 한 여름
바람 피하려 벽을 찾고
큰물 막으려 하면 할수록
요동친 한 여름
하늘과 땅 어울려
하늘에는 별
땅에는 꽃 필 때
마주 앉았던 차탁 위에
시들지 않은 나무잎새만 쌓여
찢겨진 나무가지
가시되어 아프다
시들지 않은 나무잎새만 쌓여
찢겨진 나무가지
가시되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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