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받지 못할 편지/ 석정희
2014.05.03 13:32
너도 나도 받지 못할 편지 / 석정희
안개 속에 떠나는게 아니었지
물질에 눈 어둔 사람들의 볼모되어
내어다 볼 수 없는
깊이도 너비도 알 수 없는
밤바닷길을 떠난 너
물질에 눈 어둔 사람들의 볼모되어
내어다 볼 수 없는
깊이도 너비도 알 수 없는
밤바닷길을 떠난 너
꿈에 부푼 동아리들
병아리처럼 종알대듯
얼마나 기쁜 시간이었을까
병아리처럼 종알대듯
얼마나 기쁜 시간이었을까
새벽이 동틀 무렵
기우는 배와 함께 잠겨야 했던
너희들 부르짖음 듣는다
기우는 배와 함께 잠겨야 했던
너희들 부르짖음 듣는다
어둑한 바다 속에서
들리는 비명은 모두가 모음
모음으로 시작하여 모음으로 끝나는
비명이 가슴 찢는다
들리는 비명은 모두가 모음
모음으로 시작하여 모음으로 끝나는
비명이 가슴 찢는다
그 모나지 않은 모음이
칼끝이 되어 가슴을 후빈다
결코 앓는 소리 아니게
부르짖는 아픈 소리여
칼끝이 되어 가슴을 후빈다
결코 앓는 소리 아니게
부르짖는 아픈 소리여
그 믿음 외면한 우리는
너희들 앞에 할말이 없다
우리 이제 받을 수도 전할 수도 없는
이 몇줄 글에 담아 띄우는 마음
너희들 앞에 할말이 없다
우리 이제 받을 수도 전할 수도 없는
이 몇줄 글에 담아 띄우는 마음
탯줄로 이어지던 너와 나의 마음이니
봉오리 속에 품은 맑은 향기
바다를 채우고 하늘에 번져라
봉오리 속에 품은 맑은 향기
바다를 채우고 하늘에 번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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