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 행복통장(28)]
2014.09.08 18:17
[김학 행복통장(28)]
책 부자가 되는 행복
三溪 金 鶴
“나는 행복합니다. 정말 정말 행복합니다.”
날마다 달마다 책이 배달되니 내 서재의 책꽂이는 책으로 빼곡하다. 책꽂이를 하나 새로 들여놓아야 할 지경인데도 장소가 비좁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추석이 1주일 정도 남아있는데 오늘따라 많은 책들이 배달되었다. 책을 싣고 온 집배원의 오토바이가 고생했을 성싶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책들이 자꾸 배달되니 그만큼 나는 행복하다.
*조명택 수필가의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
2006년에 미얀마로 파송된 조명택 선교사의 선교일지를 책으로 묶었다. 낯선 땅 미얀마에서 선교활동을 벌이며 겪었던 눈물과 피로 쓴 기록이다. 컬러사진으로 소개한 화보만 보아도 그의 활동상이 훤히 드러난다.
“내게 줄 수 있는 천 번의 생명이 있다면, 나는 그 천 번의 삶을 한국을 위해 비치겠다.”
조명택은 처녀 선교사 루비 켄드릭의 묘비에 새겨진 이 글을 읽고 선교사의 꿈을 키웠고, 마침내 선교사가 되어 불교의 나라 미얀마에 건너가 기독교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그 바쁜 와중에도 미얀마 양곤외국어대학을 졸업하여 언어의 벽을 허물었고, 교회를 개척하며, 고아원을 설립하고, 한글학원과 영어학원, 기타학원을 열어 인재를 양성할 뿐 아니라 우물과 물탱크, 정수기, 책걸상, TV기증, 도서기증, 농촌학교 전기가설, 성경 지급 등 봉사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 길을 포장하고 다리를 놓아주며, 지붕개량과 배식사역을 하고 송아지와 염소 등 가축을 분양하는 등 눈부신 활동을 하고 있다. 미얀마에서 우리나라의 새마을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 같다.
조명택 선교사가 이렇게 선교일지를 책으로 펴내게 된 것은 그가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수필공부를 하고 2006년 종합문예지『대한문학』에서 수필가로 등단했으며, 처녀수필집 『섬김의 향기』를 출간한 저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임원식 시집 『등불 하나 켜고 싶다』
임원식 시인은 세무서장 출신의 이색적인 문인이다. 호남대학교에서 행정학 박사, 조선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분이다. 임원식 시인은 시뿐만 아니라 수필가, 소설가, 문학평론가로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시집은 벌써 아홉 번째 펴낸 것이다.
임원식 시인은 전남일보사 사장, 조선대학 호남대학 초빙교수를 거쳐 지금은 (주)온누리 태양광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9권의 시집은 물론 칼럼집 2권, 수필집 1권, 그리고 연구서로『신춘문예의 문단사적 연구』,『조세, 법과 의식 사이』등 14권의 저서를 출간했으니 대단한 역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남태희 수필집 『수하에 가다』
저자가 등단 10년 만에 출간한 처녀수필집이다. 늦깎이로 태어났으니 저자로서는 더 애착이 갈 것이다. 수필집 제목이 무슨 뜻인지 궁금하여 111쪽을 열어 보았다. ‘수하’는 경북 영양군 수비면 수하리 수하계곡이라 했다. 그 근처에 친정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 수필집에는 눈길을 끄는 재미난 제목이 많다. 「水水한 여자」,「죽 쑤는 여자」,「여자 속의 여자」,「재봉틀 돌리는 남자」등은 제목에 끌려 읽지 않을 수 없는 작품들이다. 수필의 제목을 잘 짓는 걸 보니 자녀들의 이름도 예쁘게 지었으려니 싶다.
*이영희 수필집 『잊히지 않는 선물』
이영희 수필가는 광주사범 출신이니 초등학교 교사로서 아이들을 가르친 분이다. 오랜 교직생활을 하다보면 잊히지 않는 선물도 많으리라. 그런데 머리말부터 겸손이 배어있다.
“세상에 내놓기가 부끄럽다. 하지만 이젠 나를 숨길 것도 꾸밀 것도 없는 나이이기에 이대로 내놓는다.”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다.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는 마음, 그것은 미혼의 처녀들이나 간직한 순수한 마음이 아니던가? 그 이야기에 끌려 이 수필집을 먼저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정향 수필집 『바쁜 걸음 잠시 멈추면』
전북 부안 출신으로 『문예사조』에서 시와 수필로 등단한 작가다. 중앙대 영문과 출신으로 중등학교 영어교사로 근무하다 2000년에 퇴직한 작가다. 이미『나무가 일어서는 가슴에』,『바람의 벽 앞에서』등 두 권의 시집을 출간했고,『나, 살아있음에』,『삶, 그 끝없는 수런거림』등 두 권의 수필집에 이어 세 번째로 이번에『바쁜 걸음 잠시 멈추면』을 펴낸 것이다.
“수필과 시를 쓰는 문학적인 지금의 내 삶도 어설프나마 행복하게 하는 요인 중의 하나라고 하겠습니다. 내 글을 읽는 독자와 함께 공감하며 누군가에게 희망과 휴식 같은 편안함을 주는 글이었으면 하는 소망을 감히 가져봅니다.”
저자가 책을 내면서 머리말에 밝혀둔 내용이다. 어느 작가든 독자를 의식하지 않고 글을 쓰는 작가가 있으랴. 이 수필집은 책표지가 이색적이어서 눈길을 끈다. 어느 쪽이던 책을 펼쳐들면 재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박정향의 본명은 박정님이라고 한다.
*서정일 수필집『동백꽃사연』
이 수필집은 내가 <수필과 비평사>에 들렀다가 저자로부터 손수 받아온 수필집이다. 서정일(필명 서정환) 수필가는 출판 인쇄인이다. 신아미디어그룹 회장이자 수필가이다. 서정일 수필가는 전북수필문학회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서정일 수필가의 수필집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전라북도문예진흥기금을 지원 받아 그 수필집을 출간했고, 또 그 수필집으로 전북문학상까지 받았다는 뉴스를 보았는데 그 수필집을 보내주지 않았다. 그러구러 한 해가 지났다. 우연히 신아출판사에 들렀다가 서정일 회장을 만나 왜 수필집도 안 보내 주느냐고 했더니 책을 담아둔 상자에서 한 권을 꺼내 ‘김학 선생님 혜존’이라고 쓰더니 건네주었다. 내가 말을 꺼내지 않았더라면 또 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 수필집을 펼쳐 머리말을 보니 첫마디가 ‘부끄럽다.’였다. “문학 판에서 사십여 년을 놀았는데 번듯한 글 한 편 내놓지 못했으니……. 뒤늦게 등 떠밀려서 선을 보이려니 참 부끄럽다.” 서두가 이렇게 시작되었다. 저간의 사정을 짐작할 만했다. 출판사 회장으로서 남의 저서는 받았으면서 자신의 저서를 보내주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40편의 수필을 하드커버로 묶어 한 권의 멋진 수필집으로 꾸몄다. 저자의 본심은 변변치 못한 수필들을 모아 책을 엮었더니 부끄러워서 수필집을 나누어주지 못했다고 했다. 출간된 지 1년 만에 그 수필집이 내 서가에 꽂히니 책꽂이가 훤해진 것 같다.
*월간 종합문예지 2권이 도착했다. 한국문인협회가 발행한『月刊文學』2014년 9월호와 김규화 시인이 발행한『詩文學』8월호다. 『月刊文學』은 내가 정기구독을 하니 매달 받아보는 문예지다. 그러나 월간『詩文學』은 임원식 시인이 자신의 아홉 번째 시집『등불 하나 켜고 싶다』와 함께 보내준 문예지다.『詩文學』의 목차를 살펴보니 임원식 시인의 시집에 대한 문학평론가 최동호 교수의 평설이 게재되어 있었다. 그 평설까지 읽어주기를 바라는 임원식 시인의 뜻을 알 수 있었다.
오늘 하루 동안에 문집과 문예지 8권을 받았다. 이 책들을 다 읽으려면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일찍 속독술(速讀術)이라도 익혀둘걸, 때늦은 후회를 하며 나는 오늘도 책장을 넘긴다. 나날이 책이 들어오니 나는 날마다 책 부자가 된다. 이것은 분명 나의 행복이 아닐 수 없다.
책 부자가 되는 행복
三溪 金 鶴
“나는 행복합니다. 정말 정말 행복합니다.”
날마다 달마다 책이 배달되니 내 서재의 책꽂이는 책으로 빼곡하다. 책꽂이를 하나 새로 들여놓아야 할 지경인데도 장소가 비좁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추석이 1주일 정도 남아있는데 오늘따라 많은 책들이 배달되었다. 책을 싣고 온 집배원의 오토바이가 고생했을 성싶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책들이 자꾸 배달되니 그만큼 나는 행복하다.
*조명택 수필가의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
2006년에 미얀마로 파송된 조명택 선교사의 선교일지를 책으로 묶었다. 낯선 땅 미얀마에서 선교활동을 벌이며 겪었던 눈물과 피로 쓴 기록이다. 컬러사진으로 소개한 화보만 보아도 그의 활동상이 훤히 드러난다.
“내게 줄 수 있는 천 번의 생명이 있다면, 나는 그 천 번의 삶을 한국을 위해 비치겠다.”
조명택은 처녀 선교사 루비 켄드릭의 묘비에 새겨진 이 글을 읽고 선교사의 꿈을 키웠고, 마침내 선교사가 되어 불교의 나라 미얀마에 건너가 기독교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그 바쁜 와중에도 미얀마 양곤외국어대학을 졸업하여 언어의 벽을 허물었고, 교회를 개척하며, 고아원을 설립하고, 한글학원과 영어학원, 기타학원을 열어 인재를 양성할 뿐 아니라 우물과 물탱크, 정수기, 책걸상, TV기증, 도서기증, 농촌학교 전기가설, 성경 지급 등 봉사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 길을 포장하고 다리를 놓아주며, 지붕개량과 배식사역을 하고 송아지와 염소 등 가축을 분양하는 등 눈부신 활동을 하고 있다. 미얀마에서 우리나라의 새마을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 같다.
조명택 선교사가 이렇게 선교일지를 책으로 펴내게 된 것은 그가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수필공부를 하고 2006년 종합문예지『대한문학』에서 수필가로 등단했으며, 처녀수필집 『섬김의 향기』를 출간한 저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임원식 시집 『등불 하나 켜고 싶다』
임원식 시인은 세무서장 출신의 이색적인 문인이다. 호남대학교에서 행정학 박사, 조선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분이다. 임원식 시인은 시뿐만 아니라 수필가, 소설가, 문학평론가로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시집은 벌써 아홉 번째 펴낸 것이다.
임원식 시인은 전남일보사 사장, 조선대학 호남대학 초빙교수를 거쳐 지금은 (주)온누리 태양광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9권의 시집은 물론 칼럼집 2권, 수필집 1권, 그리고 연구서로『신춘문예의 문단사적 연구』,『조세, 법과 의식 사이』등 14권의 저서를 출간했으니 대단한 역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남태희 수필집 『수하에 가다』
저자가 등단 10년 만에 출간한 처녀수필집이다. 늦깎이로 태어났으니 저자로서는 더 애착이 갈 것이다. 수필집 제목이 무슨 뜻인지 궁금하여 111쪽을 열어 보았다. ‘수하’는 경북 영양군 수비면 수하리 수하계곡이라 했다. 그 근처에 친정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 수필집에는 눈길을 끄는 재미난 제목이 많다. 「水水한 여자」,「죽 쑤는 여자」,「여자 속의 여자」,「재봉틀 돌리는 남자」등은 제목에 끌려 읽지 않을 수 없는 작품들이다. 수필의 제목을 잘 짓는 걸 보니 자녀들의 이름도 예쁘게 지었으려니 싶다.
*이영희 수필집 『잊히지 않는 선물』
이영희 수필가는 광주사범 출신이니 초등학교 교사로서 아이들을 가르친 분이다. 오랜 교직생활을 하다보면 잊히지 않는 선물도 많으리라. 그런데 머리말부터 겸손이 배어있다.
“세상에 내놓기가 부끄럽다. 하지만 이젠 나를 숨길 것도 꾸밀 것도 없는 나이이기에 이대로 내놓는다.”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다.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는 마음, 그것은 미혼의 처녀들이나 간직한 순수한 마음이 아니던가? 그 이야기에 끌려 이 수필집을 먼저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정향 수필집 『바쁜 걸음 잠시 멈추면』
전북 부안 출신으로 『문예사조』에서 시와 수필로 등단한 작가다. 중앙대 영문과 출신으로 중등학교 영어교사로 근무하다 2000년에 퇴직한 작가다. 이미『나무가 일어서는 가슴에』,『바람의 벽 앞에서』등 두 권의 시집을 출간했고,『나, 살아있음에』,『삶, 그 끝없는 수런거림』등 두 권의 수필집에 이어 세 번째로 이번에『바쁜 걸음 잠시 멈추면』을 펴낸 것이다.
“수필과 시를 쓰는 문학적인 지금의 내 삶도 어설프나마 행복하게 하는 요인 중의 하나라고 하겠습니다. 내 글을 읽는 독자와 함께 공감하며 누군가에게 희망과 휴식 같은 편안함을 주는 글이었으면 하는 소망을 감히 가져봅니다.”
저자가 책을 내면서 머리말에 밝혀둔 내용이다. 어느 작가든 독자를 의식하지 않고 글을 쓰는 작가가 있으랴. 이 수필집은 책표지가 이색적이어서 눈길을 끈다. 어느 쪽이던 책을 펼쳐들면 재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박정향의 본명은 박정님이라고 한다.
*서정일 수필집『동백꽃사연』
이 수필집은 내가 <수필과 비평사>에 들렀다가 저자로부터 손수 받아온 수필집이다. 서정일(필명 서정환) 수필가는 출판 인쇄인이다. 신아미디어그룹 회장이자 수필가이다. 서정일 수필가는 전북수필문학회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서정일 수필가의 수필집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전라북도문예진흥기금을 지원 받아 그 수필집을 출간했고, 또 그 수필집으로 전북문학상까지 받았다는 뉴스를 보았는데 그 수필집을 보내주지 않았다. 그러구러 한 해가 지났다. 우연히 신아출판사에 들렀다가 서정일 회장을 만나 왜 수필집도 안 보내 주느냐고 했더니 책을 담아둔 상자에서 한 권을 꺼내 ‘김학 선생님 혜존’이라고 쓰더니 건네주었다. 내가 말을 꺼내지 않았더라면 또 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 수필집을 펼쳐 머리말을 보니 첫마디가 ‘부끄럽다.’였다. “문학 판에서 사십여 년을 놀았는데 번듯한 글 한 편 내놓지 못했으니……. 뒤늦게 등 떠밀려서 선을 보이려니 참 부끄럽다.” 서두가 이렇게 시작되었다. 저간의 사정을 짐작할 만했다. 출판사 회장으로서 남의 저서는 받았으면서 자신의 저서를 보내주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40편의 수필을 하드커버로 묶어 한 권의 멋진 수필집으로 꾸몄다. 저자의 본심은 변변치 못한 수필들을 모아 책을 엮었더니 부끄러워서 수필집을 나누어주지 못했다고 했다. 출간된 지 1년 만에 그 수필집이 내 서가에 꽂히니 책꽂이가 훤해진 것 같다.
*월간 종합문예지 2권이 도착했다. 한국문인협회가 발행한『月刊文學』2014년 9월호와 김규화 시인이 발행한『詩文學』8월호다. 『月刊文學』은 내가 정기구독을 하니 매달 받아보는 문예지다. 그러나 월간『詩文學』은 임원식 시인이 자신의 아홉 번째 시집『등불 하나 켜고 싶다』와 함께 보내준 문예지다.『詩文學』의 목차를 살펴보니 임원식 시인의 시집에 대한 문학평론가 최동호 교수의 평설이 게재되어 있었다. 그 평설까지 읽어주기를 바라는 임원식 시인의 뜻을 알 수 있었다.
오늘 하루 동안에 문집과 문예지 8권을 받았다. 이 책들을 다 읽으려면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일찍 속독술(速讀術)이라도 익혀둘걸, 때늦은 후회를 하며 나는 오늘도 책장을 넘긴다. 나날이 책이 들어오니 나는 날마다 책 부자가 된다. 이것은 분명 나의 행복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