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이 월란
어느 길모퉁이 돌면
지향없이
내 발길 멈춰집니다
어느 실날같은 바람소리
귓전에 닿으면
내 가슴 멈춰집니다
어느 맑은 날
보이지 않는 산너머에
하릴없이 눈이 멈춰집니다
산더미같은 일감 쌓아놓고도
어느 순간 생각 없이
바쁜 손이 멈춰집니다
바로 당신입니다
내 모든 것 언제라도
멈춰버리게 할 수 있는
끝내 눈물 한방울
받아 먹고서야
절 놓아주는
당신
2006-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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