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48
어제:
183
전체:
5,020,489

이달의 작가
2008.05.08 11:40

물 긷는 사람

조회 수 544 추천 수 5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물 긷는 사람


                                                            이 월란




오늘도 물을 긷는다

몸 안에 길어진 물은 늘 소리죽여 출렁이는 법을

눈치로 익혀온 터였다

감당할 수 있을만큼의 밀물과 썰물이 태동을 시작하고

어느 새벽녘 끝내 바다를 흉내내기 시작했다

생과 사의 인력으로 감성과 이성이 맹렬히 파도타기를 하며

물목에서 쌈박질을 해대었고

때론 고즈넉한 수면에 어로선 한척 띄워질까

구천을 헤매이던 혼령 하나 모셔와

빈 등대에 앉혀 두고 푸닥거리 하는 무녀가 되었다가,

하루해가 동에서 서로 몸의 마디마디를

뱀의 혓바닥처럼 훑고 지나가면

해 떨어지는 수평선 따라 나란히 몸을 뉘였다

삶의 미련은 질기고 또 질겨

선잠 속에서조차 쏴아아 쏴아아 파도소리를 내었건만

삼킨 갈증은 쏟아지는 물살에 지워지지도 않고

눈 뜨면 바로 목이 타, 또 물을 길러 가는 사람

어느날이면 빈 등대를 박차고 나와 손 내밀 그 혼령따라

갈매기 가슴으로 날아갈 그 날까지          

                                              
                                                                                                                            2007-02-27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11 영시 Reading You 1 이월란 2016.08.16 136
1610 영시 The Key 이월란 2016.08.16 48
1609 영시 Genghis Khan 이월란 2016.08.16 92
1608 영시 Fall Semester 이월란 2016.08.16 58
1607 영시 Undocumented Aliens 이월란 2016.08.16 96
1606 영시 Sales Call 1 이월란 2016.08.16 65
1605 영시 The Borderland 이월란 2016.08.16 120
1604 영시 This Man 1 이월란 2016.08.16 91
1603 영시 Wolran Lee 1 이월란 2016.08.16 53
1602 영시 Sunset 이월란 2016.08.16 130
1601 영시 ICU 이월란 2016.08.16 62
1600 영시 Copier 이월란 2016.08.16 2268
1599 영시 Gas Station in the Sky 이월란 2016.08.16 57
1598 영시 The Case of a Missing Postman 이월란 2016.08.16 54
1597 영시 Cyber ​​Games 이월란 2016.08.16 6839
1596 영시 The Eyes of A Doll 이월란 2016.08.16 104
1595 영시 Mistranslation 이월란 2016.08.16 42
1594 영시 Alaska 이월란 2016.08.16 12917
1593 영시 The Diving Bell and the Butterfly 이월란 2016.08.16 76
1592 영시 The Shade 이월란 2016.08.16 4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