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72
어제:
259
전체:
4,975,460

이달의 작가
2008.05.08 11:58

악몽

조회 수 417 추천 수 5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악몽


                                                                                이 월란





조르고 졸라 손에 쥔 노란풍선을 놓쳐버리고
하늘거리며 멀어지는 풍선따라 젖혀진 고개, 귓불 적시는 눈물방울
도시락 심부름 가다 엎어지고, 쏟아진 반찬들은 모래알을 빨갛게 물들이는데
둘러선 아이들의 알심의 눈빛으로 오르라들던 내 심장
화장실 벽엔 xxy같은 기호들 사이로 나의 이름 석자가
수학공식처럼 나열되어 있고
시험날 늦잠 잔 난 입을 옷을 찾지 못해 헐레벌떡 온 집안을 뒤지다
받아든 시험지는 백지
하얀 체육복 하의에 초경을 치르고 집으로 울며 달려간 내 짝꿍
뜨개질 하던 코바늘 쥐고 책상 치다가 손바닥 뚫고 들어간 코바늘
쌀이 어디있는지도 모르는 나에게 저녁차리라고 호령하시던 아버지
해는 저무는데 돌아오지 않는 엄마
갑자기 붕 떠버린 몸뚱이가 땅에 떨어진 것도 아닌데
투명 유리벽을 뚫고 현실로 내동댕이쳐졌다



눈을 떠,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고 그에게 전화를 하는데
표정없이 상큼한 교환의 목소리
<지금 거신 전화번호는 결번이거나 없는 전화번호이니 다시 한번........뚜뚜뚜뚜.....>

                                                                                       2007-03-11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11 곶감 이월란 2008.05.08 370
1610 불망(不忘) 이월란 2008.05.08 352
1609 제1시집 현실과 그리움의 경계 이월란 2008.05.08 378
1608 제1시집 질투 이월란 2008.05.08 357
1607 바느질 이월란 2008.05.08 370
1606 물 긷는 사람 이월란 2008.05.08 515
1605 제1시집 울초 이월란 2008.05.08 428
1604 그립다 말하지 않으리 이월란 2008.05.08 371
1603 그런 날 있다 이월란 2008.05.08 353
1602 제1시집 봄의 넋 이월란 2008.05.08 374
1601 이별을 파는 사람들 이월란 2008.05.08 427
1600 바람의 밀어 이월란 2008.05.08 357
» 악몽 이월란 2008.05.08 417
1598 비질 이월란 2008.05.08 328
1597 꽃샘추위 이월란 2008.05.08 369
1596 음모(陰謀) 이월란 2008.05.08 353
1595 제1시집 연(鳶) 이월란 2008.05.08 342
1594 제1시집 무통분만실 이월란 2008.05.08 419
1593 제1시집 이월란 2008.05.08 372
1592 가을의 뒷모습 이월란 2008.05.08 36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