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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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제1시집
2008.05.08 12:17

연(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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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鳶)  



                                              이 월란




날아가고 싶다
가보지 못한 저 길 위로
만져보지 못한 저 구름 위로

날아가고 싶다
잡히지 않는 저 파란 하늘 속에 숨어
가라앉은 세상을 파란 점 되어 내려다 보고 싶다

온종일 대나무 찍고
밤새워 창호지 붙여
새벽바람같은 날개 달아준 두 손
허망히 떨쳐버리고
난 날아가고 싶다

꿈꾸던 날개짓 황망히 붙들리고
산너머 무지개 좇아 부푼 마음 한순간에 쏟아버리는
돌돌 말린 저 얼레줄 다 풀리는 날
돌아눕는 바람결에 곤두박질 치는 날
그 날이 오늘만 같아
아교풀 자국 채 마르지 않은 저 두 손 뿌리치고
난 날아가고 싶다

돌 내려찍은 유리가루
부레녹인 연줄 끊어내고
감았다 풀고 풀었다 감는
겹겹이 다가오는 숨가쁜 전사의 눈빛
한겹 한겹 벗어버리고
날아가고 싶다

얼레에도 되감을 수 없는 시간
나를 부르는 어지러운 꽃바람에
두 눈 멀어
흩어지는 길 되어 돌아올 수 없다해도

인연의 줄
운명의 줄
처음부터 없던 그 곳으로
잠들지 않는 바람따라
훨훨


날아가고 싶다
                                          
                                            2006-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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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곶감

  2. 불망(不忘)

  3. 현실과 그리움의 경계

  4. 질투

  5. 바느질

  6. 물 긷는 사람

  7. 울초

  8. 그립다 말하지 않으리

  9. 그런 날 있다

  10. 봄의 넋

  11. 이별을 파는 사람들

  12. 바람의 밀어

  13. 악몽

  14. 비질

  15. 꽃샘추위

  16. 음모(陰謀)

  17. 연(鳶)

  18. 무통분만실

  19. 가을의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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