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00
어제:
276
전체:
5,028,694

이달의 작가
2008.05.08 13:35

또 하나의 얼굴

조회 수 414 추천 수 4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또 하나의 얼굴


                                              이 월란




만져본다
가만히 다가오는 얼굴 하나
같이 웃고 같이 울어 내 얼굴 가져다 놓은 듯
내 못된 성질 다 받아 삭여내고도
아무일 없었듯 늘 그 자리에서 날 바라보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지 않는 한
시계처럼 늘 그 시간에
1년을 하루처럼 문 열고 들어오는
색깔 잃어가는 머리카락만큼
같이 잃어버린 시간 아깝지 않도록
언제든 돌아보면 손 내미는


엇갈리며 철없던 시절
한몸처럼 앨범안에 포개어놓고
불협화음 한소절 한소절 조율해 잠재워 놓고
화분에 물 주며
너처럼 말대꾸 없는 화초가 더 좋다며 웃고 있는
철따라 꽃을 갈아 심을 줄 아는


내 얼굴 다음 행동 알 수 없어도
그 얼굴 다음 행동 빤히 들여다 보이는
거울안에 나보다 더 잘보이는


내가 그 안에 살아온 것인지
그가 내 안에 살아온 것인지
묻지 않아도 대답이 되어 돌아오는


온종일 찬바람 맞고서도
나보다 더 따뜻한 가슴으로 돌아오는
잠든 그 얼굴 만지고 있으면
눈물이 난다

                                            2006-11-25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11 영시집 A Solitary Cell 이월란 2010.03.13 403
710 영시집 The Reason 이월란 2010.03.13 376
709 영시집 A Dried Flower 이월란 2010.03.13 358
708 영시집 The Shaking House 이월란 2010.03.13 370
707 영시집 A Mist and a Virus 이월란 2010.03.13 340
706 영시집 If the Moment Comes Again 이월란 2010.03.13 387
705 견공 시리즈 마흔 다섯 계단(견공시리즈 58) 이월란 2010.03.15 414
704 미개인 이월란 2010.03.15 374
703 아버지 이월란 2010.03.15 374
702 눈별 이월란 2010.03.15 442
701 오징어의 배를 가르며 이월란 2010.03.15 494
700 휠체어와 방정식 이월란 2010.03.15 467
699 영시집 Longing 이월란 2010.03.22 347
698 영시집 The Island of Language 이월란 2010.03.22 336
697 견공 시리즈 그 분의 짜증(견공시리즈 59) 이월란 2010.03.22 444
696 봄, 여름, 가을, 겨울 이월란 2010.03.22 466
695 기다림이 좋아서 이월란 2010.03.22 417
694 가시나무새 이월란 2010.03.22 390
693 절망에게 이월란 2010.03.22 396
692 호스피스의 유서 이월란 2010.03.22 435
Board Pagination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