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95
어제:
276
전체:
5,028,689

이달의 작가
2008.05.08 13:35

또 하나의 얼굴

조회 수 414 추천 수 4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또 하나의 얼굴


                                              이 월란




만져본다
가만히 다가오는 얼굴 하나
같이 웃고 같이 울어 내 얼굴 가져다 놓은 듯
내 못된 성질 다 받아 삭여내고도
아무일 없었듯 늘 그 자리에서 날 바라보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지 않는 한
시계처럼 늘 그 시간에
1년을 하루처럼 문 열고 들어오는
색깔 잃어가는 머리카락만큼
같이 잃어버린 시간 아깝지 않도록
언제든 돌아보면 손 내미는


엇갈리며 철없던 시절
한몸처럼 앨범안에 포개어놓고
불협화음 한소절 한소절 조율해 잠재워 놓고
화분에 물 주며
너처럼 말대꾸 없는 화초가 더 좋다며 웃고 있는
철따라 꽃을 갈아 심을 줄 아는


내 얼굴 다음 행동 알 수 없어도
그 얼굴 다음 행동 빤히 들여다 보이는
거울안에 나보다 더 잘보이는


내가 그 안에 살아온 것인지
그가 내 안에 살아온 것인지
묻지 않아도 대답이 되어 돌아오는


온종일 찬바람 맞고서도
나보다 더 따뜻한 가슴으로 돌아오는
잠든 그 얼굴 만지고 있으면
눈물이 난다

                                            2006-11-25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11 비행기를 놓치다 이월란 2012.01.17 841
710 제2시집 비행정보 이월란 2008.05.10 245
709 빈가방 이월란 2008.05.10 378
708 제1시집 빈가지 위에 배꽃처럼 이월란 2008.05.09 375
707 제2시집 빈방 이월란 2008.08.02 282
706 빈집 이월란 2014.10.22 187
705 빗물 이월란 2008.07.07 197
704 빛꽃 이월란 2009.08.01 274
703 빛나는 감옥 이월란 2009.05.19 339
702 견공 시리즈 빛방(견공시리즈 116) 이월란 2012.01.17 258
701 견공 시리즈 빛으로 샤워하기(견공시리즈 57) 이월란 2010.03.05 390
700 견공 시리즈 빛의 아들(견공시리즈 49) 이월란 2009.11.25 416
699 빛의 판례 이월란 2012.02.05 420
698 빨간 구두* 1 이월란 2008.11.30 338
697 빨간 구두* 2 이월란 2008.11.30 282
696 빨간 불이 들어온지 꽤 되었어요 이월란 2008.11.15 305
695 빨래를 개면서 이월란 2008.12.02 291
694 견공 시리즈 뻔한 이치 (견공시리즈 102) 이월란 2011.05.10 320
693 사각지대 이월란 2009.10.05 223
692 사각지대로 가 주세요 1 이월란 2016.09.08 111
Board Pagination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