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0
어제:
338
전체:
5,021,989

이달의 작가
2008.05.08 13:50

1회용 장갑

조회 수 492 추천 수 3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회용 장갑
                              


                                             이 월란



도마 위에서 싹둑
싹둑 잘려나가는 파를 보며
멀찌감치 서 있는 세월을 앞당겨 싹둑
싹둑 잘라 먹고 있는 것 같아
섬뜩했다


500개들이 1회용 장갑 2박스를 사들고 오면서
매일 밥을 해먹는 것도 아니니
1000개의 장갑을 다 쓰고 나면
덩달아 값진 세월도
1회용처럼 달아나 버릴 것 같아
몸소름이 돋았다


생필품을 쌓아두기가
요즘은 겁이난다
자꾸만 계산기 두드리는 소리에
머리 속이 하얘진다


쏘아 놓은 화살 같다던가
지나간 세월이
지나가고 있는 세월이
오고 있는 세월이


아기살 위에 얹힌 가슴
헉헉 숨이 조여오건만


모르는 척 하고 사는건가
둘리는 척 하고 있는건가
두 손 들고도
어기차게도 살고 있다
                              

                                          2007-01-10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1 영시 A Solitary Cell 이월란 2016.08.16 39
90 영시 The Second Language 이월란 2016.08.16 46
89 영시 A Tribe of Amen 이월란 2016.08.16 102609
88 영시 A Poet, an Approval, and an Archer 이월란 2016.08.16 3493
87 영시 A Mist and a Virus 이월란 2016.08.16 54
86 영시 Like a Dog 이월란 2016.08.16 1377
85 영시 The Spring 이월란 2016.08.16 36
84 영시 The Island of Language 이월란 2016.08.16 44
83 영시 If the Moment Comes Again 이월란 2016.08.16 62
82 영시 The Father 이월란 2016.08.16 55
81 영시 A Wheelchair and An Equation 이월란 2016.08.16 1639
80 영시 The Hospice Nurse’s Last Will 1 이월란 2016.08.16 88
79 영시 Without You, the Thing Which Loves You Is 이월란 2016.08.16 97
78 영시 The Leaning Tower of Pisa 이월란 2016.08.16 2815
77 영시 The War of Roses 이월란 2016.08.16 36
76 영시 Island 이월란 2016.08.16 44
75 영시 Deserve to Die 이월란 2016.08.16 33
74 영시 Persona 이월란 2016.08.16 77735
73 영시 The Castle of Tears 이월란 2016.08.16 36
72 영시 The Time of the Cemetery 이월란 2016.08.16 25299
Board Pagination Prev 1 ...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