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707
어제:
587
전체:
5,047,936

이달의 작가
2008.05.08 13:50

1회용 장갑

조회 수 493 추천 수 3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회용 장갑
                              


                                             이 월란



도마 위에서 싹둑
싹둑 잘려나가는 파를 보며
멀찌감치 서 있는 세월을 앞당겨 싹둑
싹둑 잘라 먹고 있는 것 같아
섬뜩했다


500개들이 1회용 장갑 2박스를 사들고 오면서
매일 밥을 해먹는 것도 아니니
1000개의 장갑을 다 쓰고 나면
덩달아 값진 세월도
1회용처럼 달아나 버릴 것 같아
몸소름이 돋았다


생필품을 쌓아두기가
요즘은 겁이난다
자꾸만 계산기 두드리는 소리에
머리 속이 하얘진다


쏘아 놓은 화살 같다던가
지나간 세월이
지나가고 있는 세월이
오고 있는 세월이


아기살 위에 얹힌 가슴
헉헉 숨이 조여오건만


모르는 척 하고 사는건가
둘리는 척 하고 있는건가
두 손 들고도
어기차게도 살고 있다
                              

                                          2007-01-10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1 너에게 가는 길 이월란 2008.05.08 463
90 흔들의자 이월란 2008.05.08 560
89 눈꽃사랑 이월란 2008.05.08 408
88 잃어버린 날 이월란 2008.05.08 354
87 탄식 이월란 2008.05.08 306
86 숨바꼭질 이월란 2008.05.08 365
85 진흙덩이 이월란 2008.05.08 349
84 하얀 침묵 이월란 2008.05.08 345
83 그들은 이월란 2008.05.08 438
82 왕의 이불 이월란 2008.05.08 572
81 불가사의(不可思議) 이월란 2008.05.08 356
» 1회용 장갑 이월란 2008.05.08 493
79 너에게로 이월란 2008.05.08 352
78 겨울약속 이월란 2008.05.08 364
77 새벽무대 이월란 2008.05.08 334
76 무례한 사람 이월란 2008.05.08 387
75 이별모습 이월란 2008.05.08 334
74 눈밭 이월란 2008.05.08 325
73 그가 사는 도시 이월란 2008.05.08 337
72 방황 이월란 2008.05.08 327
Board Pagination Prev 1 ...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