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의(不可思議)
이 월란
어릴적 동네 모퉁이 할아버지
몸은 늙어도 마음은 청춘이야
세계 7대 불가사의 하나 더 늘었다고
고개를 저었는데
열 두 살 박이 어린 나
잔주름 늘어가는 얼굴 매일 들여다보고도
도망가지도 않고 꿋꿋이 살고 있지
스무 살 철없던 아가씨
아줌마 아줌마 성은 같아도 이름은 생소한데
뒷모습만 아가씨 같대도
입이 벌어지는 내 안에
구겨진 자존심 펴지도 않고
잘도 살고 있지
모진 세월도
가기 싫은 청춘에겐 너그러운 것을
아직도 살아계실까
할아버지 죄송해요
2007-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