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으로 간 금비단나비
이 월란
잎새 가리고 누운 밤 비늘털에 이슬 내려도
찬란한 빗치 먹고 아침햇살 투명날개에 촘촘히 박아
바람터널을 향해 너를 찾아 원시비행을 날아간다
바투보기 눈 그 얼굴 희미해졌어도 곁눈 가득 머무는 사랑가루
시시각각 다가오는 무덤의 그림자 위에 흩뿌려져도
횃불나비가 카이만 악어의 눈물을 빨아먹듯
땅에 뒹구는 썩은 사과 핏줄 세워 힘껏 빨아 퍼덕여보는 날개짓
힘겨운 비행 먹빛구름은 하늘을 덮고
찬겨울 나러 유럽으로 간 작은멋쟁이나비
봄이 오면 자웅동체 금비단나비가 되어 돌아왔으면
그렇게 당신과 함께
단 일주일이라도 살 수 있다면
2007-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