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65
어제:
463
전체:
5,065,595

이달의 작가
2008.05.08 13:54

그들은

조회 수 440 추천 수 4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들은


                                                    
                                                   이 월란




길바닥에 버려진 사금파리로도 하트를 그리는
그들은
눈이 마주치면 배냇짓을 잊지 못한 듯
눈주름 깜빡이며 빠끔히 열렸던 입술을 돌돌 말아
소리없는 천상의 미소로 파문을 일으킨다
미지의 세계에서 연명하다가 방금 돌아온 듯
해연(駭然)하며 마주치면
앙증맞은 눈조리개가 새근발딱 빛살을 쫓아내고
섬모체 사이를 물결치는 무지개빛 띠무늬
신비한 수레바퀴 겁먹은 듯 돌아간다
웅숭한 빛의 동굴속으로 빨려들어가면
나를 지탱해온 의집이 순간 허망해지고
분노마저 굴절되어 쇠잔해진다
그들의 눈 속엔 이별이 없다
그들의 입술엔 탄식도 없다
해후만이 익숙한 눈빛, 웃음소리만이 익숙한 입술
청정한 산소만 호흡하며 살아온 약략한 날들
그들의 후각은 달큼한 캔디 냄새만을 쫓아다닌다
인형같은 몸집을 돌돌 말고 있는
바비인형의 옷을 벗겨온 듯한 분홍 털코트 속에서
수줍은 뼈마디가 다각다각 별나라의 얘기들을 사분거린다
우린 그들을
아이들이라 부른다

                                        
                                                        2007-01-14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1 너에게 가는 길 이월란 2008.05.08 466
90 흔들의자 이월란 2008.05.08 562
89 눈꽃사랑 이월란 2008.05.08 414
88 잃어버린 날 이월란 2008.05.08 359
87 탄식 이월란 2008.05.08 311
86 숨바꼭질 이월란 2008.05.08 366
85 진흙덩이 이월란 2008.05.08 352
84 하얀 침묵 이월란 2008.05.08 350
» 그들은 이월란 2008.05.08 440
82 왕의 이불 이월란 2008.05.08 572
81 불가사의(不可思議) 이월란 2008.05.08 361
80 1회용 장갑 이월란 2008.05.08 495
79 너에게로 이월란 2008.05.08 356
78 겨울약속 이월란 2008.05.08 370
77 새벽무대 이월란 2008.05.08 339
76 무례한 사람 이월란 2008.05.08 390
75 이별모습 이월란 2008.05.08 341
74 눈밭 이월란 2008.05.08 328
73 그가 사는 도시 이월란 2008.05.08 337
72 방황 이월란 2008.05.08 328
Board Pagination Prev 1 ...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