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48
어제:
219
전체:
5,030,163

이달의 작가
2008.05.08 13:54

그들은

조회 수 436 추천 수 4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들은


                                                    
                                                   이 월란




길바닥에 버려진 사금파리로도 하트를 그리는
그들은
눈이 마주치면 배냇짓을 잊지 못한 듯
눈주름 깜빡이며 빠끔히 열렸던 입술을 돌돌 말아
소리없는 천상의 미소로 파문을 일으킨다
미지의 세계에서 연명하다가 방금 돌아온 듯
해연(駭然)하며 마주치면
앙증맞은 눈조리개가 새근발딱 빛살을 쫓아내고
섬모체 사이를 물결치는 무지개빛 띠무늬
신비한 수레바퀴 겁먹은 듯 돌아간다
웅숭한 빛의 동굴속으로 빨려들어가면
나를 지탱해온 의집이 순간 허망해지고
분노마저 굴절되어 쇠잔해진다
그들의 눈 속엔 이별이 없다
그들의 입술엔 탄식도 없다
해후만이 익숙한 눈빛, 웃음소리만이 익숙한 입술
청정한 산소만 호흡하며 살아온 약략한 날들
그들의 후각은 달큼한 캔디 냄새만을 쫓아다닌다
인형같은 몸집을 돌돌 말고 있는
바비인형의 옷을 벗겨온 듯한 분홍 털코트 속에서
수줍은 뼈마디가 다각다각 별나라의 얘기들을 사분거린다
우린 그들을
아이들이라 부른다

                                        
                                                        2007-01-14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51 에움길 이월란 2008.05.09 405
450 The Tide 이월란 2010.04.05 405
449 영혼 받아쓰기 이월란 2009.09.12 406
448 눈꽃사랑 이월란 2008.05.08 406
447 차도르*를 쓴 여인 이월란 2008.05.09 406
446 처녀城 이월란 2009.08.06 406
445 털털교실 이월란 2010.02.21 406
444 가벼워지기 이월란 2010.04.13 406
443 지지 않는 해 이월란 2010.12.14 406
442 이별의 입 이월란 2009.11.03 407
441 詩의 벽 이월란 2010.04.05 407
440 섬 2 이월란 2010.05.21 407
439 자식 이월란 2010.07.19 407
438 영혼 카드 이월란 2010.12.26 407
437 집배원 실종사건 이월란 2011.10.24 407
436 옛날에 우린...... 이월란 2008.05.10 408
435 유령 블로그 이월란 2010.06.18 408
434 내 그대를 그리워함은 이월란 2010.08.08 408
433 보슬비 육개장 이월란 2010.10.29 408
432 견공 시리즈 주말의 명화 (견공시리즈 97) 이월란 2011.04.09 408
Board Pagination Prev 1 ...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