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66
어제:
298
전체:
5,024,053

이달의 작가
2008.05.08 13:54

그들은

조회 수 436 추천 수 4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들은


                                                    
                                                   이 월란




길바닥에 버려진 사금파리로도 하트를 그리는
그들은
눈이 마주치면 배냇짓을 잊지 못한 듯
눈주름 깜빡이며 빠끔히 열렸던 입술을 돌돌 말아
소리없는 천상의 미소로 파문을 일으킨다
미지의 세계에서 연명하다가 방금 돌아온 듯
해연(駭然)하며 마주치면
앙증맞은 눈조리개가 새근발딱 빛살을 쫓아내고
섬모체 사이를 물결치는 무지개빛 띠무늬
신비한 수레바퀴 겁먹은 듯 돌아간다
웅숭한 빛의 동굴속으로 빨려들어가면
나를 지탱해온 의집이 순간 허망해지고
분노마저 굴절되어 쇠잔해진다
그들의 눈 속엔 이별이 없다
그들의 입술엔 탄식도 없다
해후만이 익숙한 눈빛, 웃음소리만이 익숙한 입술
청정한 산소만 호흡하며 살아온 약략한 날들
그들의 후각은 달큼한 캔디 냄새만을 쫓아다닌다
인형같은 몸집을 돌돌 말고 있는
바비인형의 옷을 벗겨온 듯한 분홍 털코트 속에서
수줍은 뼈마디가 다각다각 별나라의 얘기들을 사분거린다
우린 그들을
아이들이라 부른다

                                        
                                                        2007-01-14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51 충전 이월란 2008.12.19 274
450 지우개밥 이월란 2008.12.02 274
449 여기는 D.M.Z. 이월란 2008.11.02 274
448 눈길(雪路) 이월란 2008.05.10 274
447 영시집 Pangaea 이월란 2012.02.05 273
446 출처 이월란 2009.04.21 273
445 스팸메일 이월란 2009.01.07 273
444 흔들리는 집 5 이월란 2008.11.12 273
443 산불 이월란 2008.08.27 273
442 실내화 이월란 2008.05.09 273
441 햇살 무작한 날엔 이월란 2008.05.09 273
440 위선 이월란 2008.05.09 273
439 영시집 Sunset 2 이월란 2012.02.05 272
438 기도 이월란 2009.07.29 272
437 산눈 이월란 2009.02.14 272
436 낙조(落照) 이월란 2008.05.20 272
435 걸어다니는 옷 이월란 2008.05.10 272
434 산그림자 이월란 2008.05.10 272
433 지그재그 지팡이 이월란 2009.01.02 271
432 피사체 이월란 2008.10.28 271
Board Pagination Prev 1 ...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