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3
어제:
267
전체:
5,024,077

이달의 작가
2008.05.08 13:54

그들은

조회 수 436 추천 수 4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들은


                                                    
                                                   이 월란




길바닥에 버려진 사금파리로도 하트를 그리는
그들은
눈이 마주치면 배냇짓을 잊지 못한 듯
눈주름 깜빡이며 빠끔히 열렸던 입술을 돌돌 말아
소리없는 천상의 미소로 파문을 일으킨다
미지의 세계에서 연명하다가 방금 돌아온 듯
해연(駭然)하며 마주치면
앙증맞은 눈조리개가 새근발딱 빛살을 쫓아내고
섬모체 사이를 물결치는 무지개빛 띠무늬
신비한 수레바퀴 겁먹은 듯 돌아간다
웅숭한 빛의 동굴속으로 빨려들어가면
나를 지탱해온 의집이 순간 허망해지고
분노마저 굴절되어 쇠잔해진다
그들의 눈 속엔 이별이 없다
그들의 입술엔 탄식도 없다
해후만이 익숙한 눈빛, 웃음소리만이 익숙한 입술
청정한 산소만 호흡하며 살아온 약략한 날들
그들의 후각은 달큼한 캔디 냄새만을 쫓아다닌다
인형같은 몸집을 돌돌 말고 있는
바비인형의 옷을 벗겨온 듯한 분홍 털코트 속에서
수줍은 뼈마디가 다각다각 별나라의 얘기들을 사분거린다
우린 그들을
아이들이라 부른다

                                        
                                                        2007-01-14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51 제2시집 그리움의 제국 이월란 2008.06.17 227
450 제2시집 흔들리는 집 3 이월란 2008.06.16 201
449 수신확인 이월란 2008.06.15 205
448 제2시집 포효 이월란 2008.06.13 242
447 제2시집 아침의 이별 이월란 2008.06.12 253
446 비의 목소리 이월란 2008.06.11 277
445 주머니 속의 죽음 이월란 2008.06.10 335
444 핏줄 이월란 2008.06.10 242
443 둥둥 북소리 이월란 2008.06.08 338
442 꽃, 살아있음 이월란 2008.06.07 235
441 그리움 이월란 2008.06.05 231
440 당신, 꽃이 피네 이월란 2008.06.04 270
439 제2시집 김칫독을 씻으며 이월란 2008.06.03 228
438 제2시집 외로움 벗기 이월란 2008.06.01 225
437 홈리스 (homeless) 이월란 2008.05.31 268
436 비섬 이월란 2008.05.30 283
435 제2시집 꿈꾸는 나무 이월란 2008.05.29 256
434 부음(訃音) 미팅 이월란 2008.05.28 293
433 격자무늬 선반 이월란 2008.05.27 341
432 청맹과니 이월란 2008.05.26 276
Board Pagination Prev 1 ...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