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0
어제:
184
전체:
5,020,645

이달의 작가
2008.05.08 13:54

그들은

조회 수 435 추천 수 4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들은


                                                    
                                                   이 월란




길바닥에 버려진 사금파리로도 하트를 그리는
그들은
눈이 마주치면 배냇짓을 잊지 못한 듯
눈주름 깜빡이며 빠끔히 열렸던 입술을 돌돌 말아
소리없는 천상의 미소로 파문을 일으킨다
미지의 세계에서 연명하다가 방금 돌아온 듯
해연(駭然)하며 마주치면
앙증맞은 눈조리개가 새근발딱 빛살을 쫓아내고
섬모체 사이를 물결치는 무지개빛 띠무늬
신비한 수레바퀴 겁먹은 듯 돌아간다
웅숭한 빛의 동굴속으로 빨려들어가면
나를 지탱해온 의집이 순간 허망해지고
분노마저 굴절되어 쇠잔해진다
그들의 눈 속엔 이별이 없다
그들의 입술엔 탄식도 없다
해후만이 익숙한 눈빛, 웃음소리만이 익숙한 입술
청정한 산소만 호흡하며 살아온 약략한 날들
그들의 후각은 달큼한 캔디 냄새만을 쫓아다닌다
인형같은 몸집을 돌돌 말고 있는
바비인형의 옷을 벗겨온 듯한 분홍 털코트 속에서
수줍은 뼈마디가 다각다각 별나라의 얘기들을 사분거린다
우린 그들을
아이들이라 부른다

                                        
                                                        2007-01-14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71 불가사의(不可思議) 이월란 2008.05.08 355
1570 왕의 이불 이월란 2008.05.08 571
» 그들은 이월란 2008.05.08 435
1568 하얀 침묵 이월란 2008.05.08 344
1567 진흙덩이 이월란 2008.05.08 347
1566 숨바꼭질 이월란 2008.05.08 364
1565 탄식 이월란 2008.05.08 303
1564 잃어버린 날 이월란 2008.05.08 352
1563 눈꽃사랑 이월란 2008.05.08 406
1562 흔들의자 이월란 2008.05.08 559
1561 너에게 가는 길 이월란 2008.05.08 460
1560 제1시집 부를 수 없는 이름 이월란 2008.05.08 402
1559 뒷모습 이월란 2008.05.09 380
1558 유럽으로 간 금비단나비 이월란 2008.05.09 370
1557 버리지 못하는 병 이월란 2008.05.09 865
1556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 이월란 2008.05.09 481
1555 원형나비 이월란 2008.05.09 329
1554 이별예감 이월란 2008.05.09 482
1553 위선 이월란 2008.05.09 273
1552 손을 내밀어요 이월란 2008.05.09 38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