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015
어제:
1,139
전체:
5,019,924

이달의 작가
2008.05.09 09:32

이별예감

조회 수 482 추천 수 3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별예감


                                                                               이 월란





날카로운 것을 보면 머리 속에서 벌써 돋아나는 몸소름
몸서리치면서도 생채기를 내고 마는 못된 습관
처음 보았을 때 그 예리한 눈빛에 벌써 베이고 있는
가슴을 꼭꼭 눌러 지혈을 하고 있었는데
발 밑은 이미 늪이었나 빠져들수록 베이고 말 살점을 매끄러이
다지듯 날을 세우는 묘한 느낌
악몽처럼, 예감처럼 기어코 내 가슴살을 도려내고 있던 그 눈
속에서 피 흘리는 나를 보았는데
빨간 살덩이가 꽃같은 붉은 피 송송 맺으며 날선 칼에 묻어 가는 걸
지켜보며 이미 내것이 아니란 걸
옥정(沃丁)같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내 가슴을 붙들고
손사래를 치며 호호 불다가 지쳐 잠들면 꿈에서도 들리지 않는
나 자신 받아들이려 벌떡 일어나 다시 손사래를 쳐야했는데
모진 세월은 거북의 등짝처럼 딱딱한 딱지로 내려앉아 잃은 살점을
빈틈없이 메꾸고 한번 씩 뜯어내어 핏빛 추억을 빨아먹으며
반추해 보는 또 하나의 못된 습관
손가락은 지금도 오돌도돌 아물어가는 딱지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지나간 열병이 딱지 아래로 빨갛게 열꽃을 피우고 있을테니


                                                                            2007-01-27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1 제1시집 핑계 이월란 2008.05.09 320
110 제1시집 골목길 이월란 2008.05.09 311
109 사랑을 아니? 봄을 아니? 이월란 2008.05.09 367
108 모순 이월란 2008.05.09 308
107 해질무렵 이월란 2008.05.09 336
106 제비집 이월란 2008.05.09 333
105 악습 이월란 2008.05.09 341
104 허아비 이월란 2008.05.09 440
103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이월란 2008.05.09 314
102 오늘도 쌀을 씻는다 이월란 2008.05.09 328
101 눈물의 미학 이월란 2008.05.09 320
100 손을 내밀어요 이월란 2008.05.09 387
99 위선 이월란 2008.05.09 273
» 이별예감 이월란 2008.05.09 482
97 원형나비 이월란 2008.05.09 329
96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 이월란 2008.05.09 481
95 버리지 못하는 병 이월란 2008.05.09 865
94 유럽으로 간 금비단나비 이월란 2008.05.09 370
93 뒷모습 이월란 2008.05.09 380
92 제1시집 부를 수 없는 이름 이월란 2008.05.08 402
Board Pagination Prev 1 ...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