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26
어제:
183
전체:
5,020,567

이달의 작가
2008.05.09 09:45

해질무렵

조회 수 336 추천 수 3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해질 무렵



                                                                  이 월란




멀쩡히 햇빛을 쏘아대던 해가
산너머에 처자식 두고온 집이 있는지
기웃기웃 휘청거릴 때면
댕돌같던 지반도 따라서 휘청거리며 발디딘 어린마음까지
헤집어 해 잃어가는 하늘만 바라보게 해놓고
얄팍한 자황색으로 액자 속에 그려진 반쯤 눈감은 세상을 깨워
먼나라의 이웃집처럼 컹컹 들려오던 개울음 소리에
나도 버티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지
밥타는 냄새가 허기를 부르는데
반쯤 열린 대문 안으로 아버지의 고함소리가 들렸었나
어제 엄마는 부뚜막에 놓아둔 찬밥에 개미가 끓었다며
물에 말아 동동 뜬 개미들을 열심히 건져내고 드셨는데
엄마의 그 매친짓이 왜 해필 그 때 생각이 난건지
해는 그래서 저렇게 꼴까닥 넘어가 버렸나보다 생각하며
반쯤 열린 대문을 밖에서 닫아버렸었지


                                                              2007-03-03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51 뮤즈에의 구애 이월란 2009.05.19 610
1550 이혼의 꿈 이월란 2010.02.21 604
1549 겨울 갈치 이월란 2009.08.29 601
1548 비말감염 이월란 2010.08.22 597
1547 고시생 커플룩 이월란 2010.05.21 594
1546 황사 이월란 2008.05.07 591
1545 수필 타인의 명절 이월란 2008.05.10 589
1544 수필 사랑의 복수 이월란 2008.05.07 587
1543 버뮤다 삼각지대 이월란 2009.06.01 584
1542 견공 시리즈 큰 가슴, 작은 가슴(견공시리즈 55) 이월란 2010.02.15 581
1541 쇠독 이월란 2012.05.19 579
1540 타임래그 2 이월란 2010.10.29 579
1539 약한자여 그대 이름은 이월란 2008.05.07 579
1538 바람과 함께 살아지다 2 1 이월란 2014.10.22 578
1537 착각이 살찌는 소리 이월란 2009.12.31 578
1536 세모의 꿈 이월란 2010.12.26 575
1535 환절의 문 이월란 2010.10.29 575
1534 야경(夜景) 이월란 2008.05.07 575
1533 고래와 창녀 이월란 2010.01.29 573
1532 생인손 이월란 2008.05.10 57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