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59
어제:
177
전체:
5,020,417

이달의 작가
2008.05.09 09:45

해질무렵

조회 수 336 추천 수 3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해질 무렵



                                                                  이 월란




멀쩡히 햇빛을 쏘아대던 해가
산너머에 처자식 두고온 집이 있는지
기웃기웃 휘청거릴 때면
댕돌같던 지반도 따라서 휘청거리며 발디딘 어린마음까지
헤집어 해 잃어가는 하늘만 바라보게 해놓고
얄팍한 자황색으로 액자 속에 그려진 반쯤 눈감은 세상을 깨워
먼나라의 이웃집처럼 컹컹 들려오던 개울음 소리에
나도 버티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지
밥타는 냄새가 허기를 부르는데
반쯤 열린 대문 안으로 아버지의 고함소리가 들렸었나
어제 엄마는 부뚜막에 놓아둔 찬밥에 개미가 끓었다며
물에 말아 동동 뜬 개미들을 열심히 건져내고 드셨는데
엄마의 그 매친짓이 왜 해필 그 때 생각이 난건지
해는 그래서 저렇게 꼴까닥 넘어가 버렸나보다 생각하며
반쯤 열린 대문을 밖에서 닫아버렸었지


                                                              2007-03-03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1 영시 A Secret 이월란 2016.08.16 36
110 영시 Dealings 이월란 2016.08.16 78
109 영시 E.R. God 이월란 2016.08.16 104163
108 영시 Someone is Cancelling Me 1 이월란 2016.08.16 84
107 영시 Guinea Pig Arbeit 이월란 2016.08.16 11792
106 영시 A Toby's Confession 이월란 2016.08.16 36
105 영시 A Snail Day 1 이월란 2016.08.16 56
104 영시 A Winter Hairtail 이월란 2016.08.16 88
103 영시 A Freeway on a Cloudy Day 이월란 2016.08.16 5100
102 영시 A Witness 이월란 2016.08.16 72
101 영시 Fall Revolution 이월란 2016.08.16 36189
100 영시 A Dried Flower 이월란 2016.08.16 73
99 영시 A Curious Genealogy 이월란 2016.08.16 114
98 영시 The History of Shoes 이월란 2016.08.16 58
97 영시 A Dead Language 이월란 2016.08.16 43
96 영시 Halloween 이월란 2016.08.16 101
95 영시 The Funeral in the Trees 이월란 2016.08.16 14910
94 영시 Eve's Apple 이월란 2016.08.16 63
93 영시 Yearning 이월란 2016.08.16 51
92 영시 A Dispute About Plagiarism 이월란 2016.08.16 50
Board Pagination Prev 1 ...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