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20
어제:
183
전체:
5,020,561

이달의 작가
2008.05.09 12:51

짤 없는 주인장

조회 수 371 추천 수 2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짤 없는 주인장



                                                                            이 월란




처음 새치가 보였을 땐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지켜주겠다 입방정만 놓고 간
옛 연인을 보듯 배신감에 치를 떨며 뿌리채 뽑아버렸었다
이제 더 이상 우려낼 것이 없다 아침마다 하얗게 돋아나는 사망진단서들
지들끼리 싸우고 버티다 하나 둘씩 손 들어 버리곤
백기 들고 올라오는 고것들을, 싹수가 노랗다 야멸차게 쏙쏙 뽑아버렸었다
내겐 입 싹 닦고 있지만 돌아서 쑥덕거리는 타인의 험담을 가늘게 흘려듣듯
주인인 나마저 보고받지 못하는 내 육신의 사망소식들에
걸맞지 않게 아직도 파릇파릇 새싹들을 탄생시키고 있던
천둥 벌거숭이 마음은 전능하신 신의 실수라도 발견한 듯 아연했었다  


난 주인이 아니었다
빈대떡처럼 빚어진 육신의 그루터기에 코를 박고 있는 구경꾼일 뿐
청지기되어 살라 하셨는데 난 쥔장노릇에만 익숙해져 있다
다 내것이었는데 난 거들났다 통보 받지도 못하는 주인
짤 없는 주인장
멀대같은 주인장
사표 내고 뒤집어질까..... 하다 고이 빗어넘기곤 염색하러 간다

                                                    
                                                                               2007-06-01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91 제1시집 의족(義足) 이월란 2008.05.07 521
1490 피터 팬 증후군 이월란 2010.04.18 520
1489 형이상학의 본질 이월란 2010.07.19 519
1488 영문 수필 Were They Radicals or Conservatives? 이월란 2010.09.20 518
1487 발칸의 장미 이월란 2010.01.07 517
1486 어제는 자유 이월란 2010.10.29 516
1485 나의 통곡은 이월란 2010.04.18 516
1484 제3시집 잠수종과 나비 이월란 2011.04.09 515
1483 견공 시리즈 지진이 났다(견공시리즈 60) 이월란 2010.04.13 514
1482 피카소 시집 이월란 2009.10.29 512
1481 바람과 함께 살아지다 이월란 2012.01.17 511
1480 꿈꾸는 발 이월란 2010.02.12 511
1479 그대여 이월란 2008.05.10 510
1478 제1시집 푸쉬킨에게 이월란 2008.05.07 510
1477 어항 이월란 2008.05.07 509
1476 레테의 강 이월란 2011.07.26 508
1475 영문 수필 Revenge 이월란 2010.02.28 507
1474 자동 응답기 이월란 2010.02.28 506
1473 제3시집 마루타 알바 이월란 2009.06.17 506
1472 山人, 船人, 그리고 詩人 이월란 2010.05.21 503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