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39
어제:
183
전체:
5,020,480

이달의 작가
2008.05.09 12:54

상상임신

조회 수 345 추천 수 2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상상임신 [1] - - - - - - - - - - (作詩)



                                     이 월란



몽환의 장막을 빙빙 둘러
산지사방에 주망을 뿌옇게 쳐놓고
네 계절을 어영부영 다 파 먹었다


다들 그렇게 파 먹고 살더라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이 네 개 밖에 없었나?
또 하나 더 있을 법도 한데


애 들어서는 듯 속이 울렁거리며
토악질이 나올 것만 같다


흉내도 아무나 내는게 아녀
계절은 네 개 밖엔 없단다


개꿈같은 주망을 휘휘 걷어내고 변기통을
죽은 아이 애 끊어내듯 끌어안고 말았다
토할 것도 없는 빈 속인걸 뻔히 아는데


그거?
상.상.임.신. 이라고들 하지





상상임신 [2]


여고시절 선머슴같던 독어 선생님
애가 그렇게도 갖고 싶었을까
아,베,체,데.... 도톰한 입술을 가르던
고 기막힌 독어발음을
칭얼 칭얼대는 아기에게도 가르치고 싶었을까
해군장교라는 남편이 눈부신 제복을 입고 주말새벽마다
그 여선생의 자취방을 나왔다던데
애는 어디에 똬리를 틀고 있었던건지
아,베,체,데.... 혀 굴리던 독어선생님
배가 불러도 왔었는데
어느 날, 고 기막혔던 발음이 교실 차창을
선머슴처럼 훌쩍 뛰쳐나가버리고
학교 담장 아래 루머에 배곯던
갈래머리 여고생들만
상상임신상상임신상상임신
철조망 아래 분만실을 차려놓고
애를 낳고
또 낳고 했었지

                        
                                          2007-06-03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1 레모네이드 이월란 2008.05.09 364
190 마작돌 이월란 2008.05.09 377
189 나 이제 사는 동안 이월란 2008.05.09 324
188 제1시집 어떤 진단서 이월란 2008.05.09 300
187 제1시집 동대문 이월란 2008.05.09 485
186 제1시집 파도 이월란 2008.05.09 292
185 제1시집 중신(中身)의 세월 이월란 2008.05.09 294
184 제1시집 그리움 이월란 2008.05.09 292
183 제1시집 만성 (慢性) 이월란 2008.05.09 256
182 제1시집 당신에게도 이월란 2008.05.09 283
181 공항대기실 이월란 2008.05.09 298
180 제1시집 가시내 이월란 2008.05.09 315
179 처음 이월란 2008.05.09 259
178 잔상(殘像) 이월란 2008.05.09 314
177 제1시집 수화(手話) 이월란 2008.05.09 409
176 제1시집 심발지진 이월란 2008.05.09 321
175 제1시집 뒤뜰의 장미 이월란 2008.05.09 307
174 제1시집 모놀로그----진실게임 이월란 2008.05.09 372
» 상상임신 이월란 2008.05.09 345
172 눈의 혀 이월란 2008.05.09 397
Board Pagination Prev 1 ...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