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96
어제:
183
전체:
5,021,280

이달의 작가
제1시집
2008.05.09 13:51

빈가지 위에 배꽃처럼

조회 수 375 추천 수 2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빈 가지 위에 배꽃처럼


                                                                                                                                                        이 월란





내던지듯 돌아선 내 뒤에서 종일 꼼짝없이 기다린 신발 한 짝을 들었다 놓았다. 방금 손가방에 집어 넣었다 다시 꺼집어 낸 내 적막한 처소들의 열쇠꾸러미들을 들었다 놓았다. 먹다 남은 피자 접시를 냉장고에 넣을까, 그냥 버릴까 들었다 놓았다. 거꾸로 읽어가던 시집 한 권을 바로 놓았다, 뒤집어 놓았다 또 그렇게 들었다 놓았다. 볼 것도 아닌 TV 리모트컨트롤을 들었다 놓았다. 돌릴 것도 아닌 세탁기 옆에 얌전히 쌓인 빨래들을 들었다 놓았다.


오랫동안 조율하지 않은
먼지 쌓인 음표를 뒤집어 쓰고
아귀 틀어막고 있는
저 바이올린을


비명 삼키고
몸 밖으로 뛰쳐나와
홀로 맥박 뛰는
저 조갈증을


마알간 차창 너머
하늘 빈 가지 위에
배꽃처럼 걸린 저 얼굴을


들었다 놓았다      


                                                              2007-07-24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1 낯선 곳에 가면 이월란 2010.05.18 475
230 누드展 이월란 2010.04.18 476
229 바람에 대한 오해 이월란 2009.10.21 477
228 이브의 사과 이월란 2009.10.29 477
227 새야새야파랑새야 이월란 2010.07.09 477
226 여름산 이월란 2010.08.22 477
225 묘지의 시간 이월란 2010.09.06 477
224 견공 시리즈 이별 연습(견공시리즈 86) 이월란 2010.12.14 477
223 로봇의 눈동자 이월란 2009.09.19 478
222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 이월란 2008.05.09 481
221 이 남자 3 5 이월란 2016.09.08 481
220 이별예감 이월란 2008.05.09 482
219 푸른 물고기 이월란 2010.09.26 482
218 제2시집 목걸이 이월란 2008.06.24 483
217 제1시집 마음의 거리(距離) 이월란 2008.05.08 484
216 평행선 이월란 2008.05.08 485
215 제1시집 동대문 이월란 2008.05.09 485
214 오려두기와 붙여넣기 이월란 2009.07.27 486
213 안개와 바이러스 이월란 2010.01.23 486
212 영문 수필 The Last Note 이월란 2010.02.12 486
Board Pagination Prev 1 ...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