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8,081
어제:
16,960
전체:
6,525,642

이달의 작가
제1시집
2008.05.09 13:51

빈가지 위에 배꽃처럼

조회 수 874 추천 수 2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빈 가지 위에 배꽃처럼


                                                                                                                                                        이 월란





내던지듯 돌아선 내 뒤에서 종일 꼼짝없이 기다린 신발 한 짝을 들었다 놓았다. 방금 손가방에 집어 넣었다 다시 꺼집어 낸 내 적막한 처소들의 열쇠꾸러미들을 들었다 놓았다. 먹다 남은 피자 접시를 냉장고에 넣을까, 그냥 버릴까 들었다 놓았다. 거꾸로 읽어가던 시집 한 권을 바로 놓았다, 뒤집어 놓았다 또 그렇게 들었다 놓았다. 볼 것도 아닌 TV 리모트컨트롤을 들었다 놓았다. 돌릴 것도 아닌 세탁기 옆에 얌전히 쌓인 빨래들을 들었다 놓았다.


오랫동안 조율하지 않은
먼지 쌓인 음표를 뒤집어 쓰고
아귀 틀어막고 있는
저 바이올린을


비명 삼키고
몸 밖으로 뛰쳐나와
홀로 맥박 뛰는
저 조갈증을


마알간 차창 너머
하늘 빈 가지 위에
배꽃처럼 걸린 저 얼굴을


들었다 놓았다      


                                                              2007-07-24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7 미로아(迷路兒) 이월란 2008.05.10 735
236 시차(時差) 이월란 2008.05.10 680
235 꽃, 거리의 시인들 이월란 2008.05.10 631
234 생인손 이월란 2008.05.10 740
233 견공 시리즈 거지근성(견공시리즈 22) 이월란 2009.09.12 764
232 수필 타인의 명절 이월란 2008.05.10 1563
231 제1시집 바람서리 이월란 2008.05.09 815
230 제1시집 동굴 이월란 2008.05.09 923
229 눕고 싶을 때가 있다 이월란 2008.05.09 718
228 유리기둥 이월란 2008.05.09 696
227 제1시집 바람의 길 2 이월란 2008.05.09 842
226 그 여자 이월란 2008.05.09 646
225 꽃상여 이월란 2008.05.09 651
224 제1시집 저 환장할 것들의 하늘거림을 이월란 2008.05.09 944
223 제1시집 바람의 길 이월란 2008.05.09 844
222 제1시집 삶은 계란을 까며 이월란 2008.05.09 1006
» 제1시집 빈가지 위에 배꽃처럼 이월란 2008.05.09 874
220 누전(漏電) 이월란 2008.05.09 726
219 제1시집 살아도 거기까지 이월란 2008.05.09 820
218 제1시집 파일, 전송 중 이월란 2008.05.09 1019
Board Pagination Prev 1 ...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 85 Next
/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