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
이 월란
아랫도리 찢어가며 아이를 낳고
생가슴 찢어가며 아이를 키우고도
순하고도 포동포동한 아이
다시 안고 싶어하는
그 여자
발이 열 개 달린 남자를
떠나보내고도
팔이 열 개 달린 남자에게
안기고 싶어하는
그 여자
내일의 꿈에 회한의 장막을 치고
어제의 상처 위에 오롯이 턱 괴고 앉아
시간을 말아 먹고 있는
그 여자
교만으로 깎아세운 콧날이
유리벽에 문드러져도
고개 쳐든 엄지와 검지로
무지의 콧날을 재단하고 있는
그 여자
오늘, 그 여자에게 나를 보낸다
온전히 떠나오기 위해
2007-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