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9
어제:
288
전체:
5,021,660

이달의 작가
2008.05.10 08:22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조회 수 499 추천 수 3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이 월란





어딘가에 발 닿으려 서서히 고도를 낮추어
하강하는 비행기는 나를 슬프게 한다
고향의 냄새에 지쳐 돌아오는 내게 웰컴 홈이라고 말하는
공항 직원의 푸른 눈빛은 나를 슬프게 한다
엄마가 아닌 3인칭으로 나를 지칭하는 아이들도
나를 슬프게 한다
자동응답기에 남겨진 나의 목소리가 내가 거북해 했던
그 페루 남자의 액센트를 닮아있다는 사실도 나를 슬프게 한다
운전하는 시간이 짧지 않건만 두 달이 넘도록
같은 음악만을 들어왔다는 사실도
하나님, 저 벌 주세요 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나온다는 사실도
마음은 그게 아니었는데, 가시 돋친 말만 헛씹고 있는 나도
기쁨은 남의 옷을 잠시 빌려 입은 것처럼 불편하기만 한데
차라리 슬픔 속에서 더욱 편안해 진다는 사실도
나를 슬프게 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틈에서 사람이 그리워진다는 건
또 얼마나 나를 슬프게 하는 것인가
해질녘이면 이유도 없이, 얼굴 파묻고 넘어가는 저 해처럼
나도 어딘가에 얼굴을 파묻고 싶어지는 것 또한 나를 슬프게 한다


                                                                      2007-08-10



?

  1. 낙엽

    Date2015.03.30 Category By이월란 Views122
    Read More
  2. 낙엽

    Date2008.11.23 Category By이월란 Views286
    Read More
  3. 낙엽

    Date2010.11.24 Category By이월란 Views333
    Read More
  4. 나희덕 시평

    Date2016.08.15 Category시평 By이월란 Views138
    Read More
  5. 나이

    Date2011.07.26 Category By이월란 Views245
    Read More
  6. 나의 통곡은

    Date2010.04.18 Category By이월란 Views516
    Read More
  7. 나의 집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258
    Read More
  8. 나의 사람아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361
    Read More
  9. 나의 로미오

    Date2009.06.10 Category By이월란 Views340
    Read More
  10. 나의 詩

    Date2010.02.15 Category By이월란 Views379
    Read More
  11. 나와 사랑에 빠지기

    Date2010.04.13 Category By이월란 Views435
    Read More
  12. 나에게 말 걸기

    Date2008.06.24 Category By이월란 Views298
    Read More
  13. 나쁜 詩

    Date2008.05.10 Category제2시집 By이월란 Views265
    Read More
  14. 나를 파먹다

    Date2010.06.28 Category By이월란 Views432
    Read More
  15. 나를 지쳐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228
    Read More
  16.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499
    Read More
  17. 나를 건지다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317
    Read More
  18. 나는 취소되고 있다

    Date2009.06.17 Category제3시집 By이월란 Views317
    Read More
  19. 나는 모릅니다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297
    Read More
  20. 나는 나의 詩가 혐오스럽다

    Date2008.11.06 Category By이월란 Views28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