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55
어제:
576
전체:
5,048,711

이달의 작가
2008.05.10 09:52

生의 가녘

조회 수 262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生의 가녘


                                                      이 월란




삶의 언저리는
손으로 부욱 찢어 놓은 종이처럼 매끈하지 않다
생명의 탯줄을 자른 금속성의 가위를 저만치 밀쳐놓고
늘 서로를 붙들고 가위질을 거부하여
수목의 본능으로 자란 미세한 솜털
현실과 꿈의 경계에서 파르르 떨리고
경각의 목숨과 영원한 무덤의 경계에서
직선도 곡선도 아닌 지그잭의 불규칙한 마무리선으로
생의 기스락에 뿌리내리는 미려한 목질의 촉감
태반에 기생하는 태아의 육관으로
꿈의 유골이 다닥다닥 귀를 맞추는 소리


나무의 계절이 각인된
고요와 적막 속에서 숨 쉬던 숲의 심호흡으로
소각된 과거를 붙들며
오늘도 날선 가위를 밀쳐놓고


어제와 오늘을 찢고 있다
계절과 계절을 찢고 있다
그 때와 지금을 찢고 있다


당신과 나를 찢고 있다

                              
                                                       2007-09-30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1 단풍 이월란 2008.05.10 256
290 나의 사람아 이월란 2008.05.10 362
289 다녀간 사람들 이월란 2008.05.10 369
288 제2시집 미망 (未忘) 이월란 2008.05.10 275
287 가을주정(酒酊) 이월란 2008.05.10 277
286 이름도 없이 내게 온 것들을 이월란 2008.05.10 348
» 生의 가녘 이월란 2008.05.10 262
284 사랑 3 이월란 2008.05.10 256
283 Dexter 이월란 2008.05.10 249
282 우린 모르니까요 이월란 2008.05.10 319
281 흐린 날 이월란 2008.05.10 298
280 가을소묘 이월란 2008.05.10 297
279 데자뷰 (dejavu) 이월란 2008.05.10 278
278 사용기간이 만료되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월란 2008.05.10 319
277 노안(老眼) 이월란 2008.05.10 246
276 천(千)의 문 이월란 2008.05.10 308
275 풍경이 건져 올리는 기억의 그물 이월란 2008.05.10 341
274 홍엽 이월란 2008.05.10 319
273 사는게 뭐래유? 이월란 2008.05.10 288
272 돌아서 가는 길은 이월란 2008.05.10 353
Board Pagination Prev 1 ...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