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18
어제:
276
전체:
5,025,640

이달의 작가
조회 수 347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름도 없이 내게 온 것들을


                                                                                       이 월란




불러야 할 때가 있다
하루의 상처를 새긴 시선들을 버리고, 돌아서는 해가 달구어 놓은 노을을 볼 때
허공을 흔들며 다가와 내 옷자락을 붙들고, 따라오는 들꽃의 내음이 만져질 때


선명한 이름의 사람들이 정확한 주소의 집으로 돌아가는 해질녘
계절들이 손을 맞잡고 세상을 보기좋게 인계할 때


낮이 밤에게 눈물 없이 인사하는 그 해거름
명분도 없이 내게 온 것들을 끝내 부르지 못해


석양빛 얼굴과 비의 목소리로
낙엽의 발자국 소리와 치자꽃 심장으로
바람의 손길과 먼산의 시선으로 온 것들을


위태한 비명으로도 왔다 잠든 아기의 배냇짓 한숨으로도 오는
낯뜨거운 착란의 가슴으로도 왔다 성호를 긋는 무흠한 손짓으로도 오는


저 헛헛한 풍경의 눈매로
이름도 없이 내게 온 것들을 차마 부르지 못해
이름도 없이 내게 온 것들을 이젠 부르고 싶어

                                                            
                                                                                    2007-10-01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71 영시 윤동주시 번역 2 이월란 2010.06.07 490
370 영시 윤동주시 번역 3 이월란 2010.06.07 679
369 영시 윤동주시 번역 4 이월란 2010.06.07 464
368 영시 윤동주시 번역 5 이월란 2010.06.07 1087
367 영시 윤동주시 번역 6 이월란 2010.06.07 550
366 영시 윤동주시 번역 7 이월란 2010.06.07 558
365 영시 윤동주시 번역 8 이월란 2010.06.07 525
364 은혜 이월란 2008.07.17 203
363 음모(陰謀) 이월란 2008.05.08 374
362 제1시집 의족(義足) 이월란 2008.05.07 521
361 이 길 다 가고나면 이월란 2008.05.08 381
360 제3시집 이 남자 이월란 2010.01.13 400
359 제3시집 이 남자 2 이월란 2012.04.10 259
358 이 남자 3 5 이월란 2016.09.08 481
357 이드의 성(城) 이월란 2009.05.09 315
» 이름도 없이 내게 온 것들을 이월란 2008.05.10 347
355 이민 간 팔용이 이월란 2009.08.29 373
354 견공 시리즈 이별 연습(견공시리즈 86) 이월란 2010.12.14 477
353 견공 시리즈 이별공부(견공시리즈 63) 이월란 2010.05.18 425
352 이별나무 이월란 2008.09.10 259
Board Pagination Prev 1 ...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