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88
어제:
219
전체:
5,030,303

이달의 작가
조회 수 347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름도 없이 내게 온 것들을


                                                                                       이 월란




불러야 할 때가 있다
하루의 상처를 새긴 시선들을 버리고, 돌아서는 해가 달구어 놓은 노을을 볼 때
허공을 흔들며 다가와 내 옷자락을 붙들고, 따라오는 들꽃의 내음이 만져질 때


선명한 이름의 사람들이 정확한 주소의 집으로 돌아가는 해질녘
계절들이 손을 맞잡고 세상을 보기좋게 인계할 때


낮이 밤에게 눈물 없이 인사하는 그 해거름
명분도 없이 내게 온 것들을 끝내 부르지 못해


석양빛 얼굴과 비의 목소리로
낙엽의 발자국 소리와 치자꽃 심장으로
바람의 손길과 먼산의 시선으로 온 것들을


위태한 비명으로도 왔다 잠든 아기의 배냇짓 한숨으로도 오는
낯뜨거운 착란의 가슴으로도 왔다 성호를 긋는 무흠한 손짓으로도 오는


저 헛헛한 풍경의 눈매로
이름도 없이 내게 온 것들을 차마 부르지 못해
이름도 없이 내게 온 것들을 이젠 부르고 싶어

                                                            
                                                                                    2007-10-01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51 영시 Deserve to Die 이월란 2016.08.16 33
1650 영시 No Trap 이월란 2016.08.16 35
1649 영시 A Secret 이월란 2016.08.16 36
1648 영시 A Toby's Confession 이월란 2016.08.16 36
1647 영시 The Spring 이월란 2016.08.16 36
1646 영시 The War of Roses 이월란 2016.08.16 36
1645 영시 The Castle of Tears 이월란 2016.08.16 36
1644 시평 황숙진 평론 이월란 2016.08.15 39
1643 영시 A Solitary Cell 이월란 2016.08.16 39
1642 영시 Little Question, Big Answer 이월란 2016.08.16 39
1641 영시 Mistranslation 이월란 2016.08.16 42
1640 영시 A Dead Language 이월란 2016.08.16 43
1639 영시 The Island of Language 이월란 2016.08.16 44
1638 영시 Island 이월란 2016.08.16 45
1637 상상임신 4 이월란 2021.08.16 45
1636 시평 백남규 평론 이월란 2016.08.15 47
1635 영시 Dead End 이월란 2016.08.16 47
1634 영시 The Second Language 이월란 2016.08.16 47
1633 영시 The Soul Card 이월란 2016.08.16 47
1632 영시 Tour Guide 이월란 2016.08.16 4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