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94
어제:
183
전체:
5,021,278

이달의 작가
2008.05.10 10:37

남편

조회 수 292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남편


                                                  이 월란




그는 환생한 나의 아버지다
헐벗은 민무덤 앞에 돌아온 탕녀같아도
맨발로 뛰쳐나와 안아 주는 그는


엉킨 실타래같은 일탈의 짐을 허겁지겁 부려놓아도
노을 지도록 세탁기 돌려 놓고
밤 들도록 앉아 개키고 있는 그는


바람같은 샛서방 흉내 한번 내지 않고서도
보비리 소리 들어가며 아낀 돈 모아
사랑의 증표라 더 큰 것 해주고 싶었다며
옥수가락지 끼워주는 그는


밤늦도록 자지 않는 내게 몸 상한다
자기 몸 상하는 것 보다 더 안쓰러워
며칠 째 퉁퉁 부어 있는 그는


새벽동자 전에 일어나 비질한 앞뜨락에
숫햇살 가득한 아침을 차려놓으시곤
일어나라 요것들아 볼기짝을 치시던 그 아버지


인연의 영토에서 추방당한
유랑극단의 춤사위같은 연애가
감히 흉내 내지 못하는
당신은 영원한 나의 영주
환생한 나의 아버지

                          
                                          2007-12-18


?

  1. 산그림자

  2. 목소리

  3. 곱사등이 춤

  4. 틈새

  5. 무서운 여자

  6. 밤의 정가(情歌)

  7. 비행정보

  8. 성탄절 아침

  9. 눈꽃

  10. 옛날에 우린......

  11. 완전범죄

  12. 남편

  13. 동일인물

  14. 자정(子正)

  15. 꿈의 투사들이여

  16. 타임래그 (timelag)

  17. 먼지

  18. 노스탤지어의 창

  19. 그 이름

  20. 인연

Board Pagination Prev 1 ...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