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99
어제:
149
전체:
5,027,255

이달의 작가
2008.05.10 10:37

남편

조회 수 292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남편


                                                  이 월란




그는 환생한 나의 아버지다
헐벗은 민무덤 앞에 돌아온 탕녀같아도
맨발로 뛰쳐나와 안아 주는 그는


엉킨 실타래같은 일탈의 짐을 허겁지겁 부려놓아도
노을 지도록 세탁기 돌려 놓고
밤 들도록 앉아 개키고 있는 그는


바람같은 샛서방 흉내 한번 내지 않고서도
보비리 소리 들어가며 아낀 돈 모아
사랑의 증표라 더 큰 것 해주고 싶었다며
옥수가락지 끼워주는 그는


밤늦도록 자지 않는 내게 몸 상한다
자기 몸 상하는 것 보다 더 안쓰러워
며칠 째 퉁퉁 부어 있는 그는


새벽동자 전에 일어나 비질한 앞뜨락에
숫햇살 가득한 아침을 차려놓으시곤
일어나라 요것들아 볼기짝을 치시던 그 아버지


인연의 영토에서 추방당한
유랑극단의 춤사위같은 연애가
감히 흉내 내지 못하는
당신은 영원한 나의 영주
환생한 나의 아버지

                          
                                          2007-12-18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1 제2시집 밤의 초음파 이월란 2008.05.10 305
330 제로섬(zero-sum) 이야기 이월란 2008.05.10 386
329 이월란 2008.05.10 236
328 제2시집 나쁜 詩 이월란 2008.05.10 265
327 별리동네 2 이월란 2008.05.10 365
326 불씨 이월란 2008.05.10 263
325 제2시집 문신 이월란 2008.05.10 348
324 Step Family 이월란 2008.05.10 256
323 산그림자 이월란 2008.05.10 272
322 제2시집 목소리 이월란 2008.05.10 252
321 제2시집 곱사등이 춤 이월란 2008.05.10 370
320 틈새 이월란 2008.05.10 282
319 무서운 여자 이월란 2008.05.10 305
318 밤의 정가(情歌) 이월란 2008.05.10 244
317 제2시집 비행정보 이월란 2008.05.10 245
316 성탄절 아침 이월란 2008.05.10 288
315 눈꽃 이월란 2008.05.10 283
314 옛날에 우린...... 이월란 2008.05.10 408
313 완전범죄 이월란 2008.05.10 289
» 남편 이월란 2008.05.10 292
Board Pagination Prev 1 ...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