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45
어제:
194
전체:
5,030,354

이달의 작가
2008.05.10 10:37

남편

조회 수 292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남편


                                                  이 월란




그는 환생한 나의 아버지다
헐벗은 민무덤 앞에 돌아온 탕녀같아도
맨발로 뛰쳐나와 안아 주는 그는


엉킨 실타래같은 일탈의 짐을 허겁지겁 부려놓아도
노을 지도록 세탁기 돌려 놓고
밤 들도록 앉아 개키고 있는 그는


바람같은 샛서방 흉내 한번 내지 않고서도
보비리 소리 들어가며 아낀 돈 모아
사랑의 증표라 더 큰 것 해주고 싶었다며
옥수가락지 끼워주는 그는


밤늦도록 자지 않는 내게 몸 상한다
자기 몸 상하는 것 보다 더 안쓰러워
며칠 째 퉁퉁 부어 있는 그는


새벽동자 전에 일어나 비질한 앞뜨락에
숫햇살 가득한 아침을 차려놓으시곤
일어나라 요것들아 볼기짝을 치시던 그 아버지


인연의 영토에서 추방당한
유랑극단의 춤사위같은 연애가
감히 흉내 내지 못하는
당신은 영원한 나의 영주
환생한 나의 아버지

                          
                                          2007-12-18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71 함박눈 이월란 2008.12.17 299
570 임시보관함 이월란 2008.12.17 330
569 오독(誤讀) 이월란 2008.12.10 265
568 흐르는 뼈 이월란 2008.12.09 302
567 밤눈 이월란 2008.12.04 289
566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이월란 2008.12.04 314
565 지우개밥 이월란 2008.12.02 274
564 빨래를 개면서 이월란 2008.12.02 291
563 그녀에게* 이월란 2008.11.30 267
562 빨간 구두* 2 이월란 2008.11.30 282
561 빨간 구두* 1 이월란 2008.11.30 338
560 당신은 늘 내 몸에 詩를 쓴다 이월란 2008.11.26 390
559 찬밥 이월란 2008.11.26 321
558 詩4 이월란 2008.11.25 237
557 詩3 이월란 2008.11.25 242
556 무거운 숟가락 이월란 2008.11.23 320
555 낙엽 이월란 2008.11.23 286
554 매일 떠나는 풍경 이월란 2008.11.21 259
553 제3시집 유고시집 이월란 2008.11.20 245
552 그리움 이월란 2008.11.19 247
Board Pagination Prev 1 ...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