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
어제:
306
전체:
5,022,914

이달의 작가
2008.05.10 11:31

미로캠

조회 수 309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미로캠*


                                                                         이 월란
  



자, 열 한 시간이야,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렴
마음을 샅샅이 찍어서 이 모니터로 보내줘야 해
가슴 모퉁이마다 왜 파란 슬픔들은 호수처럼 고여 사는건지
사철 내내 눈 내리는 산 하나 왜 늘 품고 사는건지
사악한 세포들은 왜 지치지도 않고 터를 닦고 집을 짓는건지
그들의 정체를 오늘은 밝혀내고야 말겠어
도대체 어떤 화상들이 들어 앉아 있길래 마음은
플레어치마처럼 바람만 불어도 훌러덩 뒤집어지는건지
저 간사한 수작들을 파헤치는거야, 그들의 교신을 이제 막는거야
왜 한번씩 누룩 먹은 밀가루처럼 간땡이는 붓는건지
왜 멀쩡한 쓸개는 한번씩 사라져 쓸개 빠진 짓을 하게 만드는건지
왜 심심하면 푸줏간 진열장에 달린 홍등처럼 심장은 달아오르는건지
붉은 혈기 웅켜잡은 마음의 갱도를 바르집는 스파이가 되어 주는거야
전신으로 전이되고 있는 암종들의 뿌리를 뽑는거지
묵시의 횡포를 폭로하는거야, 오늘은
                                          
                                                                     2008-02-03




* 미로캠 : 순수 한국기술로 만든 일명 <먹는 내시경>
           세계에서 가장 작은(지름 11mm, 길이 24mm) 캡술형 내시경으로
           11시간 동안 몸 안을 돌아다니면서 아픈 부위를 찍어 모니터로
           전송하며 사용이 끝나면 대변을 통해 빠져나온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11 제3시집 이월란(移越欄) 이월란 2012.02.05 544
1310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이월란 2008.05.10 341
1309 견공 시리즈 이쁜 똥(견공시리즈 33) 이월란 2009.09.29 488
1308 이브의 사과 이월란 2009.10.29 477
1307 견공 시리즈 이불(견공시리즈 74) 이월란 2010.06.28 389
1306 이별이래 이월란 2010.07.09 452
1305 이별이 지나간다 이월란 2008.05.10 285
1304 이별의 입 이월란 2009.11.03 407
1303 이별을 파는 사람들 이월란 2008.05.08 464
1302 이별예감 이월란 2008.05.09 482
1301 이별모습 이월란 2008.05.08 333
1300 이별나무 이월란 2008.09.10 259
1299 견공 시리즈 이별공부(견공시리즈 63) 이월란 2010.05.18 425
1298 견공 시리즈 이별 연습(견공시리즈 86) 이월란 2010.12.14 477
1297 이민 간 팔용이 이월란 2009.08.29 373
1296 이름도 없이 내게 온 것들을 이월란 2008.05.10 347
1295 이드의 성(城) 이월란 2009.05.09 315
1294 이 남자 3 5 이월란 2016.09.08 481
1293 제3시집 이 남자 2 이월란 2012.04.10 259
1292 제3시집 이 남자 이월란 2010.01.13 400
Board Pagination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