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84
어제:
231
전체:
5,025,737

이달의 작가
2008.05.10 12:19

너를 쓴다

조회 수 268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너를 쓴다


                                                                      이 월란




적막한 천지의 말, 다 알아듣지 못해, 이리 버거워
발빠른 세월의 말, 다 전해주지 못해, 이리 힘겨워
이젠 투명히 멀어져간 너를 쓴다
물처럼 고여 앉아 파문으로 떨어지는 너를 받는다
어느 명함 빼곡히 채워진 축복의 리스트는
누군가의 빈주머니 속으로 구겨질 고뇌의 항목
발 떼자 사라져버린 서로의 집을 찾아 돌고 돌아 오는 길
어린 상주의 눈물처럼 바람도 시리고 꽃도 서러운 날
울어다오, 젖지 않을 환희의 가슴으로
밝혀다오, 평생의 어둠을 깨우고도 남을 그 새벽의 기억으로
어느 기억을 두드려 파헤치더라도
영원히 새겨두진 못할 엇갈린 나이테 사이로
기어코 미련 한 줌 줍게 되더라도
꽃씨를 받던 뒷모습으로도 꽃을 피워내던
사랑은 사랑으로 족했나니
사라진 새벽별 하나로도 매일 아침 동이 터오나니
퀵 서비스처럼 순간으로 왔다 폭죽처럼 사라지는 하루해도 가벼이
원시의 바다를 해풍으로 돌아 나와
고독의 부리를 내어 오늘도 너를 쓴다
열 마디 손끝 녹여 흔적 없이 너를 쓴다

                                        
                                                                  2008-03-04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51 영시 Deserve to Die 이월란 2016.08.16 33
1650 영시 No Trap 이월란 2016.08.16 35
1649 영시 A Secret 이월란 2016.08.16 36
1648 영시 A Toby's Confession 이월란 2016.08.16 36
1647 영시 The Spring 이월란 2016.08.16 36
1646 영시 The War of Roses 이월란 2016.08.16 36
1645 영시 The Castle of Tears 이월란 2016.08.16 36
1644 시평 황숙진 평론 이월란 2016.08.15 39
1643 영시 A Solitary Cell 이월란 2016.08.16 39
1642 영시 Little Question, Big Answer 이월란 2016.08.16 39
1641 영시 Mistranslation 이월란 2016.08.16 42
1640 영시 A Dead Language 이월란 2016.08.16 43
1639 영시 The Island of Language 이월란 2016.08.16 44
1638 영시 A Negro 이월란 2016.08.16 44
1637 상상임신 4 이월란 2021.08.16 44
1636 영시 Island 이월란 2016.08.16 45
1635 시평 백남규 평론 이월란 2016.08.15 47
1634 영시 Dead End 이월란 2016.08.16 47
1633 영시 The Second Language 이월란 2016.08.16 47
1632 영시 A Bird 이월란 2016.08.16 4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