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04
어제:
288
전체:
5,021,755

이달의 작가
2008.05.10 12:32

이별이 지나간다

조회 수 285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별이 지나간다


                                                                      이 월란




산 너머엔 봄이 왔다는 흐드러진 봄꽃의 루머처럼
충혈된 시야 속 동맥혈같은 기억의 줄을 잡고
길 건너 관광버스 한 대 지나가듯
그렇게 이별이 지나간다


상설시장의 인파 사이로 꼬리 감추며
무소속 정치인의 짧은 호시절 시끌벅적했던 강단처럼
용달차에 실린 어느 빈곤한 이삿짐처럼
옛집의 기억을 덜컹덜컹 흘리며
그렇게 이별이 지나간다


시간의 껍질을 벗어버리고 떠내려가는 허연 쌀뜨물처럼
누군가에 의해 예약된 압력밥솥의 자동타이머가 칙칙 푸욱
오늘의 세월을 익히듯
그렇게 이별이 지나간다


<그동안 키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몇 문장 남긴
며칠 버티지도 못하고 돌아오고 말 방황하는 자식의 인사말처럼
언제 정신없이 달렸는지 기억도 없이 날아 온 속도위반 딱지처럼
오늘도
그렇게 손짓하며 이별이 지나간다


                                                               2008-03-14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1 나는 나를 통역한다 이월란 2009.05.12 284
1130 견공 시리즈 잠버릇(견공시리즈 47) 이월란 2009.11.16 284
1129 사랑아 1 이월란 2008.05.09 285
» 이별이 지나간다 이월란 2008.05.10 285
1127 흔들리는 집 4 이월란 2008.11.11 285
1126 백일장 심사평 이월란 2008.05.10 286
1125 낙엽 이월란 2008.11.23 286
1124 가슴귀 이월란 2009.04.07 286
1123 견공 시리즈 비밀 2(견공시리즈 26) 이월란 2009.09.16 286
1122 복사본 이월란 2009.10.21 286
1121 행복한 무기수 이월란 2008.05.10 287
1120 사는게 뭐래유? 이월란 2008.05.10 287
1119 사랑 5 이월란 2008.05.10 287
1118 그 섬에 이월란 2008.05.10 287
1117 견공 시리즈 욕(견공시리즈 109) 이월란 2011.09.09 287
1116 독종 이월란 2009.09.19 287
1115 바람의 길 6 이월란 2010.08.08 287
1114 봄비 이월란 2008.05.09 288
1113 성탄절 아침 이월란 2008.05.10 288
1112 안락한 총 이월란 2009.10.08 288
Board Pagination Prev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