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312
어제:
183
전체:
5,021,296

이달의 작가
2008.05.10 13:14

머핀 속의 사랑

조회 수 240 추천 수 2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머핀 속의 사랑


                                                                                           이 월란




환갑이 가까워 올 듯한 그는 늘 단정한 소년같다
이혼을 하고 혼자 미국으로 왔다는 그의 좁은 어깨 위에는
어디선가 본 듯한, 지금은 그와 동거 중일 우수가 익숙한 자세로 걸터 앉아 있다
당뇨가 심해져, 정해진 시간에 약처럼 제조된 음식들을 고이 고이 삼키던 그가
오늘은 꽃종이에 싸인, 자기 눈동자만한 머핀 하나를 건네 준다
<내 미래의 와이프, 걸프렌드가 만든거야>
그 자랑스러움이 정말 밉지 않다
그처럼 단정히 생겼을 그의 여자가, 자기의 남자를 위해 만들었을
그 흔한 장식 하나 없이, 입맛 당기는 당분 한 줌 흘려넣지 않고
고 작은 머핀 속에 버무려 넣었을 덤덤한 진가루같은 사랑이 너무나 달콤해서
무던한 맹꽁이같은 그 맛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갓난아이 주먹 보다도 더 작은 이 머핀 속에
온누리의 사랑이 몽땅 그녀의 열손가락 사이로 녹아들었을 것 같아서
한 입에 쏙 들어가고도 남을 앙증맞은 그 머핀을
열 번쯤 아껴 아껴 베어 물었다
우리가 목메어 부르던, 허기져 헤매던 그 사랑은
이토록 꾸밈없으며, 이토록 작으며, 이토록 밍밍하고 싱거워서
그젠 지나쳐 버렸고, 어젠 외면해 버렸고, 오늘은 무시해버린
이 작은 머핀 같은 것이 아니었던가


                                                                                      2008-05-01


?

  1. 그곳엔 장마

    Date2008.06.18 Category제2시집 By이월란 Views241
    Read More
  2. 왕따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241
    Read More
  3. 머핀 속의 사랑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240
    Read More
  4. 심문

    Date2008.10.18 Category By이월란 Views239
    Read More
  5. 태양꽃

    Date2008.05.13 Category By이월란 Views239
    Read More
  6. 기억이 자라는 소리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239
    Read More
  7. 새떼

    Date2008.11.19 Category By이월란 Views238
    Read More
  8. 실종

    Date2008.07.22 Category제2시집 By이월란 Views238
    Read More
  9. 파도 2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238
    Read More
  10. Reflection of Service Learning

    Date2012.04.10 Category영문 수필 By이월란 Views237
    Read More
  11. 詩4

    Date2008.11.25 Category By이월란 Views237
    Read More
  12. 부화(孵化)

    Date2008.10.29 Category By이월란 Views237
    Read More
  13. 연애질

    Date2008.08.03 Category By이월란 Views237
    Read More
  14. 인연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237
    Read More
  15. Date2008.08.09 Category제2시집 By이월란 Views236
    Read More
  16. 바다를 보고 온 사람

    Date2008.05.10 Category제2시집 By이월란 Views236
    Read More
  17.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236
    Read More
  18. 선물

    Date2008.05.09 Category By이월란 Views236
    Read More
  19. Unknown Receiver

    Date2016.08.16 Category영시 By이월란 Views235
    Read More
  20. 미로학습

    Date2013.05.24 Category By이월란 Views23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 83 Next
/ 83